대통령실, 방북 푸틴에 "우크라전 후 남북 중 어느 쪽이 중요한가" 경고

기사등록 2024/06/16 18:35:08 최종수정 2024/06/16 18:50:53

"방북, 러시아 상당히 아쉬운 상황 방증"

"러시아에 '선 넘지 마라' 경고성 소통해"

"중국, 북러와 협력 아냐…이해관계 달라"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결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6.02.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대통령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이 한러 관계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러북 관계에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면 한러 관계정상화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18~19일 평양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16일 연합뉴스TV '뉴스17'에 출연해 "러시아 측에서 우크라이나와 전쟁 끝나면 과연 남북 간 어느 쪽이 중요한지 생각할 필요 있다"고 경고했다.

장 실장은 "여러 경로로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적 군사협력 등 관련 내용을 모니터하면서 나름의 대응책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무기 제공 등을 구체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 실장은 "작년 러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 측에서 러시아에 무기 제공 포함해 러북 간 이런저런 교류가 있는 게 계속 포착된다"고 했다.

장 실장은 푸틴 대통령이 직접 북한을 찾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러시아가 상당히 아쉬운 상황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과거 소련 시대까지 포함해도 러시아 지도자가 북한을 직접 방문한 건 지난 2000년 딱 한 번이라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당시 푸틴 대통령이 잠깐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양국 관계가 중요하기보다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주요8개국(G8) 정상회의에 참석한 미국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했다.

그 이후 24년 만에 이뤄진 방북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러시아가 아쉽다는 방증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상황적 이해관계 때문에 북한이 부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실장은 "방북 때 뭘 논의할지 계속 주시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상황이 유리하기 때문에 최대한 얻어내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실장은 또 러시아의 움직임에 이미 경고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에 '일정한 선을 넘지 마라'는 경고성 소통을 한 바 있다"며 "계속 지켜보면서 푸틴 대통령의 방북 결과가 수사에 그치는지, 실체가 있는지 거기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또 무기 거래가 이뤄진다며 "국제 사회와도 협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이어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한러 관계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국제 규범에 입각해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한러 관계의 틀을 이끌어 가려 했다"면서 "만약 이번에 러북 관계가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면 새로운 외생 변수가 생기는 것이고 한러 관계 정상화에 어느 정도 영향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측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과연 남북 간 어느 쪽이 중요한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북중러 협력 구조'에 대해서는 "제가 보기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의 이해 관계가 많이 다르다"고 했다. 이어 한중 당국이 18일 서울에서 '외교안보대화'를 개최하는 점을 강조하며 "최근의 상황이 북중러의 합집합이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가능성에 대해 "작년 9월 항저우 아시안 게임 개막식 당시 시 주석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만날 때 저도 같이 배석했다. 당시 본인(시 주석)은 방한을 진지하게 검토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과) 여러 협의체를 통해 전략적으로 소통하면서 시 주석의 방한 여건도 점차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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