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사이 최대치 기록 '백일해' 비상
1명이 최대 17명까지 감염…전파력↑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최근 전 세계 어린이를 중심으로 ‘백일해’(百日咳)가 유행하며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16일 GC녹십자의료재단에 따르면, 백일해는 ‘100일 동안 기침이 지속된다’는 뜻을 지닌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영유아와 같이 면역력이 없는 집단에서는 1명이 12~17명을 감염시킬 만큼 전파력이 매우 강하다.
예방 접종이 보편화되면서 과거에 비해 백일해 발생 사례가 많지 않으나, 올해 전 세계적으로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는 최근 10년 사이에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질병관리청 ‘감염병통계’에 따르면 올해 23주 기준(6월 2일~6월 8일) 국내 누적 백일해 감염자는 163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명) 대비 약 120배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10세~19세 사이의 청소년이 전체 환자의 약 78%로 가장 많았다.
백일해는 건강한 성인에게는 치명적이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이 감염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이에 백일해 증세가 보이면 빠르게 검진을 받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균(Bordetella pertussis)에 감염돼 발생하는 제2급 법정 감염병이다. 호흡기 분비물이나 비말을 통한 전파로 집단생활 공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유증상 감염자의 침, 콧물 등이 묻은 물건을 통해서도 간접적인 전파가 가능하다.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7~10일(최소 4일-최장 21일)이며, 대표적인 증상은 기침, 발열, 인후통, 콧물 등이다. 증상이 심각한 경우에는 발작성 기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체로 감기 증세와 유사하지만 일주일 넘게 기침이 지속되고 기침 끝에 ‘흡’ 하는 소리가 들린다면 백일해를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잠복기 이후 처음 증상이 나타나는 감염 초기 ‘카타르기’ 단계에는 콧물, 눈물, 경한 기침 등의 상기도 감염 증상이 1~2주간 지속된다. 중반인 발작기에는 발작성 기침, 기침 후 구토, 무호흡 증상이 일어나지만, 최근 확진자 증세를 살펴보면 전형적인 백일해 임상 증상 없이 가벼운 기침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회복기에는 발작성 기침 횟수나 정도가 호전되며 천천히 몸이 나아진다. 보통 2~3주 후 회복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상기도 감염에 의해 발작적인 기침이 나타나기도 한다.
백일해는 특징적인 기침 양상으로 임상 진단할 수 있으며, 환자와 접촉한 병력과 말초혈액 검사, 흉부 방사선 검사, 비인두 분비물에 대한 배양 및 PCR 검사 등으로 검진할 수 있다. 증상이 미비하거나 무증상인 성인인 경우에는 PCR 검사를 통해 간편하게 백일해 감염 여부를 파악해볼 수 있다.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송성욱 전문의는 “최근 10년 만에 백일해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급증하고 있는데, 특히 무증상 성인 감염자가 영유아에게 백일해를 전파시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감염자와 접촉했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성인일 경우 백일해 검사를 진행해 볼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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