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금지' 여성 혐오 목적으로 작성한 것 아냐"
"상식 밖 행동 고객 때문에 기존 회원 탈퇴 많았다"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저도 11개월 넘게 참았다. 오히려 저 안내문은 공격이 아닌 방어하기 위한 안내문이다"
인천의 한 헬스장에서 '아줌마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을 부착해 논란이 됐다. 해당 헬스장의 사장은 "여성 혐오를 목적으로 작성한 안내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해당 헬스장 대표 A씨는 지난 14일 오전 뉴시스와 만나 "저도 파장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면서도 "'아줌마 출입금지'라는 안내 문구는 민폐를 끼치는 일부 진상 회원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받아들이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제가 진상 회원 출입금지라고 써뒀다면 지금처럼 이슈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이 헬스장을 지난해 4월 인수했다. 논란이 된 해당 안내문은 지난 7일께 부착했다. 회원 중 일부 중년 여성들이 헬스장에서 상식 밖의 행동을 해 각종 민원이 제기됐고, 기존 회원들의 무더기 탈퇴로 이어졌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헬스장은 운동하러 오는 공간이다. 그걸 알고 와야 하는데, 여기가 무슨 마을회관인 줄 알고 와서 과일 깎아 먹고, 떡 먹고, 지인 뒷담화하더라"라며 "제가 거기 껴서 맞장구라도 쳐야 하느냐"라고 하소연했다.
또 그들은 비누, 수건 등의 비품을 몰래 챙기는가 하면, 다량의 빨래를 하고, 서로 간의 외모 품평을 가감없이 나누기도 했으며, 남녀 회원들 상대로 노골적인 시선을 던지며 헬스장에서 주로 입는 옷과 관련해 성희롱 발언까지 일삼았다고 한다.
결국 일부 헬스장 회원들이 A씨에게 이 문제를 알렸다고. 실제로 헬스장 내부에는 '빨래 금지'라는 안내 공지가 붙어있다.
대표 A씨는 그렇게 11개월을 참아왔다. 그들도 자신의 회원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서 슬기와 지혜를 강조하셨다. 그래서 그동안 일부 회원들이 상식 밖의 행동을 해도 싫은 소리 한마디도 안 했다"며 "그런데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올해 몇백 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환불을 요구했다. 그들로 인한 추정 피해액만 1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그런 분들과는 두 번 다시 상대하고 싶지 않다. 저는 헬스장을 운영해 돈을 벌어야 하는 자영업자다. 그런데 그런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회원들 한 번 받고 나면 그 날 하루가 다 망가진다. 그럼 그 망가진 제 하루는 누가 보상하냐"라고 하소연했다.
해당 안내문이 부착된 후 A씨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응원해 준 회원들도 적지 않다고 A씨는 설명했다.
실제로 기자가 지난 14일 오전 두 시간가량 헬스장을 머물며 만난 회원들은 모두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었으며, ‘아줌마 출입금지’라는 안내에도 회원 절반 이상이 중년 여성이었다.
이날 만난 50대 여성 회원은 "최근 저 안내문 때문에 사장님이 무서운 사람이라는 오해가 많은데 전혀 그런 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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