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최대 38% 추가 관세 부과에도, 中 전기차 주가 '급등'

기사등록 2024/06/13 16:50:43

오늘 오전 중, 중국 전기차 주가 최대 8% 올라

"징벌적 관세, 中 지속적 회복 방해 못할 것"

"中, 신흥국으로의 수출 전략적으로 강조해와"

[베이징=AP/뉴시스] 유럽연합(EU)이 중국 전기차에 최대 38.1%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오히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 로고. 2016.04.25.

[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 유럽연합(EU)이 중국 전기차에 최대 38.1%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오히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EU의 관세 인상이 중국에 큰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고 평가하며, 그 이유로 중국의 신흥국 시장 개척 등을 들었다.

홍콩 증권시장에 따르면 홍콩증권거래소 50개 우량주식의 실적을 지수화한 홍콩 항셍지수(HSI)는 이날 오후 2시35분 기준 전날 종가 대비 0.58% 오른 1만8035.89를 기록했다.

HSI는 개장 직후인 이날 오전 9시35분 전날 종가 대비 1.23% 급등한 1만8144.35를 찍기도 했다.

HSI에서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인 전기차 회사는 비야디(BYD)로, 이날 오전 10시32분께 전날 종가(219.9) 대비 약 8% 상승한 238.6을 터치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인 지리(Geely)는 이날 오전 중 약 4% 오른 9.28을, 니오는 1.75% 상승한 35.50을 기록했다. 또 리 오토도 2.67% 상승한 74.95까지 올랐다.

중국의 지원을 받은 상하이자동차(SAIC)는 2% 이상 하락해 116.70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높은 관세를 적용받은 상황에 비해 그 하락 폭은 적은 편이다.
[스트라스부르(프랑스)=AP/뉴시스] 유럽연합(EU)이 중국 전기차에 최대 38.1%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오히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해 4월18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건물 앞에 유럽연합(EU) 깃발 등 유럽 국가 국기들이 펄럭이고 있는 모습. 2023.09.12.

앞서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 잠정 결론을 토대로 17.4~38.1% 포인트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중국 당국과 대상 업체에 통보했다.

EU 집행위원회가 밝힌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에 대한 관세 인상 명령에 따르면 비야디(BYD)는 17.4%, 지리(Geely) 20%, 상하이자동차(SAIC) 38.1%의 관세가 책정됐다.

EU는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이들 업체는 최종적으로 관세율이 27.4~48.1%까지 오르는 것이다.

이처럼 EU집행위가 당초 일부 외신에서 예상됐던 25~30% 수준보다 더 높은 관세율이 적용됐음에도, 전문가들은 "이 관세가 중국의 지속적인 회복을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리서치회사인 모닝스타의 주식 분석가 빈센트 선은 미 CNBC에 "이 조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지난달 25%에서 100%로 인상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에 비하면 미미한 조치"라며 "(평균) 25% 잠정관세는 시장 기대치인 20~25%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유럽연합(EU)이 중국 전기차에 최대 38.1%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오히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중국 전기차 업체 BYD 소속의 전용 자동차운반선 '익스플로러1호' 모습. (사진=BYD 제공) 2024.06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씨티그룹은 "이런 징벌적 관세는 중국의 전기차 부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그들의 지속적인 회복을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컨설팅 회사인 오토모빌리티 설립자이자 전 중국 크라이슬러 회장인 빌 루소는 EU가 적용한 관세가 중국의 유럽 내 전기차 제조를 촉진하고 경쟁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EU 관세율이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자리를 두고 테슬라와 경쟁하는 비야디의 매출 성장을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 이유로 중국이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으로의 수출을 전략화한 점이 꼽힌다. 영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동남아시아는 최근 몇 년 동안 EU와 미국을 약간 앞서며 중국의 가장 큰 수출 대상이 됐다"며 "지난주 수출 데이터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 시장 모두에 대한 수출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후이샨은 "중국 정부가 미국과 유럽이 무역 장벽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신흥국으로의 수출을 전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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