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출시 아이폰15 샀는데…애플 AI는 못 쓴다고?

기사등록 2024/06/14 14:59:44 최종수정 2024/06/14 16:28:52

궈밍치 분석…D램 문제로 아이폰15 일반형은 애플 인텔리전스 구현 X

A16, M1보다 연산능력 높지만 D램은 낮아…하위 모델 차별 지켜봐야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이 10일(현지시각) 진행된 WWDC24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개인용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의 첫 AI(인공지능)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최신형 기기에서만 사용 가능한 이유가 D램 용량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아이폰15 프로형, M1 칩 이상 아이패드 등만 애플 인텔리전스를 구동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갖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전문가로 알려진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애플 인텔리전스의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약 2GB 이하의 D램 여유 용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애플은 최근 진행된 세계개발자회의(WWDC24)에서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포함한 iOS18, 아이패드OS 18 등을 공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를 활용하면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에서 언어, 이미지, 동작 등에 AI를 접목할 수 있다.

특히 음성비서 '시리(Siri)'에 AI를 접목해 성능을 한층 끌어올리게 됐다. AI가 접목된 시리는 더 자연스러운 대화와 더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고, 기기 화면을 AI가 직접 인식해 앱을 통한 작업 등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애플과 오픈AI의 협업을 통해 시리에서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최신 AI 챗봇 'GPT-4o'까지 사용 가능해진다.

궈밍치는 이같은 AI 기능 지원을 위한 핵심은 '연산능력(TOPS)'보다 D램 사양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A17 프로 칩이 탑재된 아이폰15 프로형 이상 제품, M1 칩이 탑재된 아이패드·맥북 이상의 제품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A16 바이오닉 칩이 장착된 아이폰15 일반 모델은 지난해 출시된 최신 제품인데도 온디바이스 AI 기능 활용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서 의아한 점은 A16 바이오닉 칩이 M1보다 더 뛰어난 연산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궈밍치에 따르면 A16 바이오닉 칩은 17개의 TOPS, M1은 11개의 TOPS를 갖고 있다. 다만 D램의 경우 A16 바이오닉은 6GB, M1은 8GB로 M1의 성능이 더 좋다.

또 궈밍치는 애플 인텔리전스가 30억개 파라미터의 온디바이스 3B LLM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온디바이스 LLM을 실행하려면 언제든지 0.7~1.5GB의 D램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애플 인텔리전스가 제대로 구동되려면 D램 사양이 핵심이라는 게 궈밍치의 설명이다. 또 그는 마이크로스프트(MS)가 AI PC를 제대로 구동하기 위해서는 40 TOPS 수준의 연산능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반면, 애플은 클라우드 AI와 온디바이스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AI' 방식을 택해 11 TOPS 수준의 성능만으로도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온디바이스 AI는 향후 70억개 파라미터 수준으로 점차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더 큰 D램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궈밍치는 애플이 이같은 전략을 활용해 최상위 하이엔드 모델과 하위모델을 차별할 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궈밍치는 "삼성전자 갤럭시 S24의 AI 기능은 다소 제한적이고, MS의 AI PC는 여전히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며 "애플이 온디바이스 AI를 성공적으로 정의하고, 경쟁자 모방, 추격을 가속화한다면 온디바이스 AI 관련 산업의 빠른 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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