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빅테크 규제법' 내년 시행…"사실상 애플·구글 규제"

기사등록 2024/06/13 11:50:39 최종수정 2024/06/13 15:14:51

전날 참의원 본회의 통과…과징금 매출액 20% 부과

애플 앱스토어 개방, 구글 자사서비스 검색 우선 노출 등 금지

[볼티모어·캔자스시티=AP/뉴시스]일본에서 대형 IT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경쟁촉진법'이 12일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가결, 통과했다. 사진은 상단의 구글(Google) 로고와 하단의 애플(Apple) 로고. 2024.06.13.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일본에서 대형 IT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경쟁촉진법'이 전날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가결, 통과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법안은 이른바 빅테크로 불리는 애플이나 구글을 염두에 두고 앱스토어의 타사 개방과 검색에서 자사 서비스의 우선 표시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2025년 중으로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아사히신문은 "스마트폰의 앱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는 거대 IT기업을 규제하는 법률"이라며 "미 애플과 구글이 사실상 규제 대상이 되면서 일본 디지털 시장의 경쟁 촉진을 노린다"고 보도했다.

규제 대상은 스마트폰의 기본 운영체제(OS)나 앱을 다운로드할 때에 사용하는 앱스토어, 검색 서비스 등이 해당된다.

법을 위반하면 일본 공정거래위원회가 해당 분야 국내 매출액의 20%를 과징금으로 부과한다. 이는 독점금지법에서 비슷한 위반을 한 경우(6%)보다 과징금을 대폭 높인 것이다.
 
스마트폰 OS와 앱스토어는 애플과 구글에 의한 과점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아이폰은 애플의 앱스토어에서만 쓸 수 있다. 구글 검색에서 구글의 서비스가 상단에 표시되는 예도 있다.

일본 정부는 두 회사가 지배적인 지위를 이용해 경쟁사의 서비스 제공 등을 방해하고 있다고 보고, 새로운 법으로 문제 행위를 금지하고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타사와의 경쟁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애플 측은 아이폰에 앱을 추가하는 수단은 자사의 앱스토어밖에 허용하지 않고, 엄격한 앱 심사를 일원적으로 담당함으로써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지켜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타사의 앱스토어를 통해 유해한 앱을 입수할 수 있게 되는 것에 대한 염려는 이용자 사이에서도 뿌리깊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보안이나 사생활, 청소년 보호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규제의 예외로 해, 애플이나 구글이 타사 앱스토어를 심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새 법에는 스마트폰에 미리 초기 설정돼 있는 앱을 쉽게 변경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거나, 앱 배포 기업의 부당한 차별 취급 금지 등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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