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로·전류 배선층간 간섭 해결…전력효율↑
파운드리 업계 '후면전력공급' 기술경쟁 치열
삼성, "초미세공정 기술력 한계 해결 가능"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 미주총괄 사옥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를 열고, 오는 2027년까지 후면전력공급 기술을 적용한 2나노 공정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히든카드' 후면전력공급 기술…최초 도입
삼성전자가 후면전력공급 기술을 반도체 공정에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포럼에서 기존 2나노 공정 포트폴리오 및 로드맵에 이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2나노 공정(SF2Z)도 추가로 공개했다.
그 동안 2나노 공정 반도체는 회로와 전류 배선층이 모두 웨이퍼 위에 배치돼 회로를 위한 공간이 줄고 회로와 전류 배선층 간 간섭이 생겨 성능이 떨어질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후면전력공급 기술은 전류 배선층을 웨이퍼 후면에 배치해 간섭 현상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마치 도로와 인도가 뒤얽힌 아파트 단지를 웨이퍼에 비유할 경우, 도로(전류 배선층)를 지하로 내리면 차량과 인도(회로) 위의 보행자 간 통행이 각각 수월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 기술을 적용한 2나노는 기존 2나노 공정 대비 성능을 높이고, 제품 크기도 줄일 수 있다. 특히 삼성의 신기술은 2나노 반도체의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고성능 컴퓨팅(HPC), 데이터센터 등 AI 관련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2나노 후면전력공급 기술을 활용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는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 기술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향후 1.4나노 등 차세대 공정에도 후면전력공급 기술을 순차적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2나노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1.4나노 성능도 안정화하는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반도체 업계 전체로 '후면전력공급' 경쟁 치열할 듯
현재 파운드리 업계는 후면전력공급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인텔은 내년부터 후면전력공급 기술을 적용한 공정을 양산할 예정이다. TSMC도 오는 2026년 말 2나노 이하 1.6 공정에 이 기술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들보다 이 기술의 로드맵이 다소 늦은 만큼 후면전력공급 로드맵을 현재보다 앞당길 여지도 있다.
이 밖에 4나노 공정에도 '광학적 축소' 기술을 적용해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이 기술은 극자외선(EUV) 장비가 레이어에 회로를 그려넣을 때 크기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광학적 축소 기술도 전력 효율과 성능 개선 등의 효과가 있다. 반도체의 크기를 줄일 수 있어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미세공정의 기술력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삼성도 후면전력공급 기술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며 "개발 속도보단 당분간은 기술 안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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