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측은 6월10일 먼저 항소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검찰이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수억원의 뇌물 및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로 징역 9년6월을 선고받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12일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지난 7일 선고된 이 전 부지사의 1심 판결과 관련해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일부 무죄에 대해 "1심은 최종적으로 '조선노동당'에 전달됐음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금융제재 대상자의 지급으로 인한 외국환거래법위반 중 600만달러에 대해 일부 무죄를 선고했다"면서 "이처럼 금융제재 대상자의 범위를 협소하게 해석한다면 조선노동당 등 금융제재 대상자가 제3의 단체를 형식적으로 끼워 넣어 자금을 수수한 경우 처벌의 공백이 발생하는 등 '북한 정권의 주요 자금원 차단’이라는 입법목적에 반할 소지가 있다"고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일부 무죄 판단된 특가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는 "검찰과 해석을 달리했다"면서 다시 법원의 판단 받아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검찰은 "장기간에 걸쳐 사기업과 유착관계를 유지하고 1억원 이상의 뇌물 및 정치자금을 수수한 점, 수백만달러를 밀반출해 외교 안보상 문제를 야기한 점, 현재까지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비합리적인 변명으로 일관해 각종 거짓 주장과 사법방해 행위를 반복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특가법상 뇌물죄의 법정형 하한인 10년보다 낮은 8년이 선고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보다 중한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지사는 2018~2022년 쌍방울그룹의 법인카드와 법인차량을 사용하고, 자신의 측근에게 허위급여 지급 등의 방법으로 3억3400만원 상당의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부탁해 경기도가 북한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비용(500만달러)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비(300만달러) 등 800만달러를 쌍방울이 북한 측에 대납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아울러 쌍방울 측에 자신의 법인카드 사용 관련 자료 등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로도 추가 기소됐다.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이 전 부지사의 혐의 일부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9년6월에 벌금 2억5000만원, 추징 3억2595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장기간 뇌물 및 정치자금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지원받아 온 피고인의 행위는 상당한 정치적 경력을 갖춘 고위 공무원으로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유력 정치인과 사기업 간의 유착관계의 단절을 위한 노력이 지속돼 왔음에도 이러한 기대를 저버려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북한과 교류협력사업을 진행하려면 법 테두리 안에서 신중하게 처리해야 하는데 공적인 지위를 이용해 사기업을 무리하게 동원했고, 음성적 방법으로 북한에 거액의 자금을 무모하게 지급해 외교·안보상 문제를 일으켰다"고 양형 이유를 덧붙였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지난 10일 법원에 바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 전 부지사의 법률대리인 김광민 변호사는 이 사건 선고가 난 직후 취재진을 만나 "10년에 가까운 형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제가 잘못된 재판은 정당하고 정의로운 재판이 아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이 전 부지사의 공범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특가법상 뇌물, 외국환거래법위반 등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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