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0% 관세 책정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中은 코냑·유제품 등 무역 보복 조치할 것"
[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EV)에 대한 잠정 상계관세 부과 여부를 이번 주 내 결정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상계관세란 수출국이 상품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경우, 수입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보조금에 준해 추가로 부과하는 관세다.
가디언은 이날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조사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12일에 중국 측에 상계관세 부과 여부를 사전 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가디언은 전문가들은 인용해 "EU는 중국이 자국 전기차 부문에 집중적으로 대규모 보조금을 계속 지원한 것으로 결론 내릴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특히 가디언은 관세가 세 부류로 나뉘어 적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중국 최대 EV 업체 비야디(BYD)를 포함해 EU 조사를 받았던 샘플 기업들▲조사에 협조했지만 조사가 완전하게 이뤄지진 않은 기업들 ▲전혀 조사를 받지 않은 기업들이다.
중국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 리서치·컨설팅업체 로듐그룹은 관세가 15~30%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잠정 관세 부과 결정이 공개 발표된 이후엔 중국은 이를 사전 통지받게 되며, 약 4주 동안 EU의 결정에 반박할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위원회와 EU 회원국들은 약 4~5개월간의 논의를 거쳐 오는 11월 중국산 EV에 대한 영구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한다.
EU의 이 같은 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이뤄졌다. 중국이 자국 전기차에 막대한 국가 보조금을 지원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낮게 유지하고 있으며, 이것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초 9개월간의 조사를 거쳐 지난 5일 그 결과를 관련 기업과 EU 27개 회원국에 통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는 걸 방지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미뤄졌다.
중국은 자동차 부문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보조금을 지급했더라도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서방 국가의 친환경 목표 달성에 도움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이번 주 초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순방하면서 "EU가 말하는 과잉생산은 생산능력 과잉이 아니라 불안 과잉이며, 또 그들이 말하는 시장 왜곡은 사고방식 왜곡"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부문이 중국의 수출 성공을 촉진하고 있는 만큼, 중국이 유럽산 코냑부터 유제품에 이르기까지 EU의 대(對)중국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보복 조치로 맞대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께부터 프랑스산 코냑과 유럽 여러 브랜디 증류주(과실주를 증류해 만든 술)에 대한 반(反)덤핑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EU산 폴리포름알데히드(폴리옥시메틸렌·POM) 혼성중합체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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