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젠슨 황 지지에 가격 인상…수익성 높일 듯
R&D·캐파 확대에 TSMC·삼성 격차 커지나
삼성, 가격 경쟁력으로 물량 수주 기대감도
삼성전자는 2·3나노 등 첨단 공정에서 TSMC와 기술 경쟁을 하고 있어, TSMC의 수익성 확대가 삼성에 불리하게 작용할 지 주목된다.
8일 닛케이아시아 등 외신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TSMC의 AI 반도체 파운드리 가격 인상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TSMC가 웨이퍼 제조 등 수많은 공급망 문제를 처리하고 있으며, 현재 TSMC의 파운드리 가격이 너무 낮다는 데 동의한다고 전했다.
웨이저자 TSMC 신임 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비용 증가로 파운드리 가격을 높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양사는 내년 분 반도체 가격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200, B100를 각각 자사의 4나노와 3나노 공정으로 양산한다.
TSMC는 오는 9~10월 가격을 확정하며 향후 2년 간 3나노 공정 평균 단가는 11%, 4나노는 3% 인상될 전망이다. 첨단 패키징 기술인 'CoWoS'는 2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가 첨단 공정의 가격을 올리더라도 엔비디아의 수익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여, 황 CEO가 흔쾌히 TSMC의 가격 인상을 지지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의 매출 총 이익률은 78.46%이며 TSMC(53.07%)와 경쟁사 AMD(46.78%)를 크게 웃돈다. 매출 총 이익률은 매출에서 이익을 얼마나 남기는 지 알 수 있는 지표다.
TSMC가 황 CEO의 지지와 유리한 가격 조건으로 수익성을 대폭 올릴 경우, AI향 첨단 공정 연구개발(R&D)과 생산능력 향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TSMC는 R&D에만 전년 대비 11.7% 증가한 1823억7000만 대만달러(약 7조7000억원)을 투자했다. 미국에는 650억 달러를 투자해 첨단 공장 3개를 건설한다. TSMC는 올해에만 공장 7개(첨단 패키지 5곳·웨이퍼 2곳)를 추가로 짓는다.
업계에서는 TSMC의 수익성 개선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TSMC가 신속한 첨단 공정 전환과 생산능력(캐파) 확대로 AI 시장의 수요를 기존보다 빠르게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삼성전자는 2·3나노 등 첨단 공정에서 이렇다 할 대형 고객사의 주문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반면, TSMC의 높은 생산 단가로 일부 고객사들이 이탈할 경우, 삼성전자가 이들의 수주 물량을 빼앗아 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 경우, 가격 경쟁력과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등 기술력을 앞세운 수주 전략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다.
앞서 리사 수 AMD CEO가 3나노 GAA 공정을 통한 차세대 반도체 양산 계획을 내놓으며, 삼성 및 AMD 간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나노 GAA 공정이 가능한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TSMC와 엔비디아 간 협업 구조가 강화되는 모양새"라며 "TSMC의 단가 인상에 따라 삼성은 가격 경쟁력을 적극 어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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