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적 90석 중 찬성 52표…반대파는 모두 표결 불참
3일(현지시각) AP에 따르면 슬로베니아 국민의회는 이날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안을 놓고 재적 90석 중 찬성 52표로 만장일치 가결했다.
이에 반대하던 야당인 슬로베니아민주당(SDS) 의원 등 나머지 인원은 표결에 불참했다.
로베르트 골로프 슬로베니아 총리는 표결에 앞서 "우리는 지난 2월부터 팔레스타인의 국가 인정을 놓고 동맹국과 대화를 시작했다"면서 "그 당시 평가는 시기가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유럽이 행동할 의무가 있다고 경고했다"고 찬성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다.
골로프 총리는 "우리 슬로베니아인은 1000년 전부터 이 권리를 꿈꿔왔다. 우리는 33년 전에 (옛 유고슬라비아로부터) 이 권리를 얻었다"면서 "불행하게도 팔레스타인 국민은 아직 이 권리를 받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타냐 파욘 슬로베니아 외무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팔레스타인인 여러분 오늘 슬로베니아 최종 결정은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라면서 "우리는 오로지 두 국가 해법 만이 중동의 지속적인 평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슬로베니아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두 나라의 안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반겼다.
이번 결정은 지난달 스페인, 노르웨이, 아일랜드가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기로 한 뒤에 나온 것이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으로는 11번째다. 이스라엘은 이들 유럽 국가의 결정을 비판했다. 유엔 193개 회원국 중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는 146번째 국가가 된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지난달 30일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법령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야당인 슬로베니아민주당은 이 사안에 대한 의결을 연기하고 국민투표로 민의를 묻자는 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동의안 제출로 법령안 통과가 한 달가량 지연될 것으로 예상됐다.
여당인 중도 좌파 자유주의연합이 의회 내 다수당인 만큼 가결이 예상됐지만, 슬로베니아민주당이 역으로 국민투표를 제안하면서 법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하려던 여당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찬성표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향한 보상이라며 슬로베니아 의원들에게 법령안을 승인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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