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감독 미흡 등 문제 해결 위해 준법감시위 설치
GH "지방공사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 과도하게 침해"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도의회가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책임경경·투명경영 실천을 이유로 '준법감시위원회' 설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조례 개정안의 위법성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7일 GH와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도의회는 지난달 17일 도시환경위원회 소속 김태형 의원이 추진 중인 '경기주택도시공사의 설립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도지사가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회의 심사·자문 결과를 반영해 관련 내용을 도의회 상임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GH에 대한 도지사의 관리·감독 미흡 등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됨에 따라 이를 해소하기 위해 준법 감시·심사 기능을 가진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설명이다.
개정안을 추진한 김태형 의원은 "GH는 준법심사규정을 제정해 준법심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준법심사위원회 개최 실적이 없어 실효성이 없는 상황"이라며 "도의회 의결사항 중 사업 관련 중대한 변경방식이 발생했는데도 법률적인 검토가 이행되지 않는 등 지속적인 논란이 가중돼 '준법감시위원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례 개정안에 위법 요소가 있다는 법률 자문 결과가 나오면서 위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뉴시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GH가 법무법인 태평양에 의뢰한 법률자문에는 해당 개정안이 지방공기업법을 위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방공사의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 권한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방공사는 독립적인 공법인으로서 경영의 자율성이 보장되는데, 개정안은 공사의 업무·사업추진 전반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 사전적·직접적·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규정, 법률에 반한다는 판단이다.
또 경기도에 속하지 않은 위촉직 위원의 의견이 준법감시위원회 심의·자문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돼 지방공기업법에서 인정하는 도지사의 GH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 밖에도 ▲관계 법령상 아무런 법적 책임도 부담하지 않는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이 공사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에 참여 ▲내부의 자율규제가 본질인 준법감시제도 본질에 맞지 않는 점 ▲준법감시위원회를 심의·자문 기구로 규정하면서 그 결과에 구속되도록 규정해 조항 간 내용 상충 ▲외부 위원을 통해 미공개된 개발 정보 등 비밀정보 유출 가능성 존재 ▲정부의 지방공기업 투자 활성화 방안에 역행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와 함께 경기도가 별도로 받은 법률자문 3건에도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은 공사의 고유한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GH 관계자는 "사업 절차를 진행하기 전 내부적으로 준법심사를 받고 외부적으로 도의회·이사회 의결을 거치는데, 준법감시위원회를 별도로 둘 경우 '옥상옥(屋上屋)'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준법감시위원회 결과를 무조건 따라야 하기 때문에 공사의 의사결정 권한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주택도시공사의 설립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오는 11일 시작되는 제375회 정례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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