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6월 모의고사…재수생 "반수생 증가 예상"
정부 의대 정원 증원 소식에 입시 학원은 '방긋'
입시 관계자 "문의 30%↑, 의대반 정원 10%↑"
의정 갈등이 고조되면서 의료계는 물론 환자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수험가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의대 정원 증원 소식에 '반수' 또는 'N수'를 준비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유명 '재수 종합 학원'인 강남대성을 다니는 김모(19)씨는 '의과대학(의대) 러시'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전날(4일) 모의고사 후 뉴시스와 만난 김씨는 "친구는 이걸 '기회'라고 했다"라고 보탰다.
같은 학원을 다니는 조모(19)씨도 "보통 6월 모의고사가 끝난 후 2주 정도 지나서 반수반을 개강하는데 이번에 많이 모집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수능을 앞두고 전날 2025학년도 6월 모의고사가 치러졌다. 전공의 사직으로 촉발한 '의료 대란'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의사를 향한 '성난 민심'에도 불구하고 학원가에는 '의대 신드롬'이 현재진행형이라는 분위기였다. 약 1500명에 달하는 의대 정원 증원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오후 5시께 시험을 치르고 나오며 이공계 'Q반'을 다닌다고 한 A씨는 "100명 중 70명 정도는 의대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수학과를 지망한다는 정성우(19)씨도 "의대를 다니는 내 친구는 반수를 준비한다"며 "(휴학 동맹으로) 쉬기도 하고 더 좋은 의대를 노려서"라고 말했다. 이어 "수학 과목을 담당하는 학원 선생님이 아무래도 의대 정원 증원 뉴스를 보고 반수생이 많이 들어올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며 "1등급 혼란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늦깎이 한모(21)씨는 "의대 정원 증원이 1500명 정도 된다면 정시는 200명 정도 될 것"이라며 "사실상 정시 의대 노리고 지원하는 사람들 더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이와 달리 의사 꿈나무인 이모(18)군에게 의대 정원 증원 뉴스는 걸림돌이다. 피부과 의사가 꿈이라고 한 이군은 "스카이를 나온 대치동 시대인재 학원 조교들도 의대를 지원한다고 최근 많이 그만뒀다고 들었다"며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대 정원 증원 소식에 입시 학원은 미소를 짓는다. 이투스에듀 관계자는 "지난주에 설명회를 열었는데 사전 신청만 1000명이 넘었다"며 "직장인이나 반수를 노리는 사람 중에서 의대 상담 받은 분들 많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입시설명회에서 작년에 정시로 의대를 아깝게 떨어졌는데 올해 이 점수로 다시 갈 수 있겠냐고 문의한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문의 전화가 30%가량 늘었다는 이 관계자는 의대반 정원을 10% 늘렸다고 설명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도 의대 정원 증원 뉴스로 "스카이 다니는 친구들 상당수는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다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한편 교육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5학년도 의과대학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를 뺀 대학 39곳의 총 모집인원은 전년 대비 1497명 늘어난 4610명이다. 이에 따라 정시 전형 의대 정원 수도 늘어나 반수생이 늘어나는 등 지각 변동이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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