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요건 명확주의에 위배 안돼"
헌재는 30일 오후 2시부터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2020년 귀속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관련 헌법소원심판에서 종부세 납세의무자, 과세표준, 세율 및 세액, 세부담 상한 등에 관한 종합부동산세법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앞서 2020년 종부세 과세기준일 당시 주택 또는 토지를 소유하고 있던 청구인들은 관할 세무서장의 종부세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이어 종부세법 제7조 제1항, 제8조 제1항, 제9조 제1항, 제3항 내지 제7항, 제10조, 제12조 제1항, 제13조 내지 제15조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종부세법 제7~9조는 납세의무자와 과세표준, 세율 및 세액에 대해 규정하고 있으며, 10조와 12~13조는 각각 세부담의 상한과 과세표준 등을 규정하고 있는 조항들이다.
헌재는 이날 종부세법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며 기각 결정했다.
먼저 헌재는 종부세법 제7조1항에서 국토교통부장관 등에 의해 결정·공시되는 '공시가격' 부분에 대해 "법률이 직접 공시가격의 산정 기준, 절차 등을 정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장관 등에 의해 공시가격이 자의적으로 결정되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위헌이 아니라고 결정했다.
종부세법 제8조1항, 제13조1항, 2항 중 각 '공정시장가액비율' 부분과 제9조4항 중 '주택 수 계산' 부분의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인지에 대해서도 "하위법령에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또 하위법령에 정해질 공정시장가액비율의 내용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며 청구인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또 종부세법 제9조1항 각호 중 '조정대상지역' 부분도 "'조정대상지역'이란 주택 분양 등이 과열되거나 과열될 우려 등이 있는 경우 주택 시장의 안정 및 부동산 가격의 형평성 제고 등을 위해 국토교통부장관이 주거정책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하는 지역"이라며 과세요건 명확주의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산세, 양도소득세와의 이중과세 문제는 "종부세가 추구하는 정책적 목적, 종부세와 재산세 및 양도소득세의 차이점 등을 고려해 보면 종부세가 재산세 및 양도소득세와의 관계에서 이중과세에 해당해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청구인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소유 주택 수 및 조정대상지역 내에 주택이 소재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종부세율·세부담의 상한 등을 차등화한 것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주택분 종부세의 세율 및 세부담 상한의 인상, 종합합산과세 대상 토지분 종부세의 세율 인상 등도 합헌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은애·정정미·정형식 재판관은 소수(반대)의견을 통해 "부모 부양, 자녀 학업 또는 직장 문제 등과 같이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볼 수 없는 이유로 2주택을 소유한 자도 있는데, 조정대상지역 중과 조항에서는 이러한 자에 대한 어떠한 입법적 배려도 찾을 수 없다"며 조정대상지역 중과세 조항이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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