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대 노조 전삼노, 파업 선언
위원장 다치게 한 사측 위원 제외 요구
민주노총 가입 발판 마련 의구심 제기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삼성전자 내 최대 노조이자 5개 노조 중 대표 교섭권을 갖고 있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가 29일 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일부에선 이번 파업 선언이 노조와 사측 간의 지나친 감정 대립이 촉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들린다.
노조가 직원들을 대표해 '임금 및 단체협상'이라는 본질적 사안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입장차를 감지하고 파업 선언을 한 것이 아니라 교섭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사측 일부 교섭위원들에게 막말과 고성을 퍼부어 교섭을 결렬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이후 노조 측은 다음날 곧바로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는 사측의 특정 인물 2명을 교섭위원에서 제외하라고 요청했고,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노조가 파업 선언이라는 극단을 택했다.
노조는 지난달 1일 당시 경계현 사장실을 항의 방문할 당시 손 위원장을 사측 교섭위원 2명이 에스컬레이터에서 밀어 넘어지게 했다며 이들 2명을 교섭위원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날 기대를 갖고 사측과 본교섭을 진행했으나 교섭위원 2명 제외 요구를 사측이 거절하고 교섭장을 떠났다"며 "기존 교섭위원으로 부사장이 있음에도 상무를 교섭 대표위원으로 위촉하는 것은 노조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그래도 교섭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해 어쩔 수 없이 교섭을 진행했는데 교섭위원 2명을 제외하라는 요구를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에 불만을 토로한 것을 두고 사측이 오히려 교섭 태도를 문제 삼으며 교섭장을 떠났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전날 교섭 결렬이 노조 측 고성과 막말 때문이었다는 주장도 들린다.
본 교섭 과정에서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이 사측의 특정 교섭위원들에게 고성과 막말, 삿대질을 계속했고, 이에 따라 더이상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사측 위원들이 자리를 떴다는 것이다.
당시 교섭장에는 노조 측 대표 5명과 사측 대표(교섭위원) 7명이 협상을 위해 모인 상태였다.
삼성전자 일각에서는 전삼노가 금속노조 가입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고의로 당시 교섭을 파행으로 이끈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노조와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삼성전기 존중지부 등 5개 노조로 구성된 초기업 노조는 전삼노의 파업 선언 직후 입장문을 내고 "최근 행보와 민주노총 회의록을 보면 직원들의 근로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상급단체(민주노총)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여 그 목적성이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초기업노조는 "노동3권에서 보장하는 단체행동권인 파업을 삼성전자 최초로 시도하는 것에 대해 응원한다"면서도 "단체행동을 함에 있어 직원 및 조합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렵하고 반영해 성공적인 단체행동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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