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기반해 이스라엘 무기 지원 중단 등 결정 전망
라파 난민촌 공격으로 여성·아동 등 최소 45명 사망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이 피란민이 밀집해 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난민촌을 공격해 45명이 사망한 데 대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레드라인'을 넘었는지 평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각) 미국 액시오스는 익명의 미국 관료들을 인용해 백악관이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등 행동이 정당한지 판단하기 위해 난민촌 공격 관련 진상 파악 중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평가하기 위해 이스라엘 방위군(IDF) 및 현장 파트너들과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액시오스에 밝혔다.
소식통들은 바이든 행정부 내부에선 며칠 전만 해도 이스라엘이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작전 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 기류가 있었다고 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주 이스라엘에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등과 라파 작전 관련 논의했으며,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선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초 라파에서 오용 우려로 이스라엘로 보내려던 2000파운드(약 900㎏)급 폭탄 1800개와 500파운드(약 230㎏)급 폭탄 1700개 등 선적을 보류했다.
이스라엘이 라파 인구 밀집 지역에 들어가는걸 '레드라인'으로 삼고, 이를 기준으로 무기 지원을 추가 중단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었다.
한 미국 관료는 이번 사건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 전쟁 정책 변경에 대한 정치적 압력을 더욱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이스라엘이 라파 난민촌을 공격하면서 최소 45명이 사망한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됐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보건부는 사망자에 여성과 어린이가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이 이달 초 라파에 지상군을 투입하면서 공격을 본격화한 이후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피해다.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이스라엘에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생활 여건 전부 혹은 일부에 물리적 파괴를 초래할 모든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명령한 지 이틀 만이기도 하다.
IDF는 서안지구 공격을 계획 중인 하마스 고위 관료가 현장에 있다는 사전 정보에 근거해 이번 공습을 실시했다며, 독립 기구를 통한 사실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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