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1970년대 새마을운동 지금 보면 어떨까? 궁금했죠"

기사등록 2024/05/27 18:00:15

국립극단 연극 '활화산' 무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극단 연극 '활화산' 연출 윤한솔(가운데)과 주연 배우 강민지·구도균이 27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립극단은 올해 극작가 차범석 탄생 100주년을 맞아 1974년 초연한 새마을연극 운동의 대표작 ‘활화산’을 50년 만에 다시 올린다. 2024.05.27.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1970년대 새마을연극이 과연 2024년 관객들에게도 가능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죠."

국립극단의 연극 '활화산'을 총괄하는 연출가 윤한솔은 27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시대상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옮겼다"며 "특히 누군가 (사회에서) 배제되는 마지막 집단 광기 장면이 현대사회 관객들에게 어떻게 읽힐지 궁금했다"고 밝혔다.

'활화산'은 한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차범석의 작품으로 국립극단이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무대에 선보인다. 

박정희 정권이 추진하던 새마을운동의 모범이 되었던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1974년 초연 당시 이해랑이 연출을 맡고 백성희·장민호·손숙 등이 출연해 16개 도시를 순회 공연했다. 이후 정부 지시로 공영 영상이 방영됐지만 평단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5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활화산은 원작을 각색과 윤색 없이 연출했다.

[서울=뉴시스] 국립극단의 연극 '활화산' (사진=국립극단 제공) 2024.05.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윤 연출은 "'활화산'이 당시 정부의 선전작으로 활용된 만큼 고민도 깊었다"고 했다. "지금 읽어보면 앞뒤가 안 맞는 내용도 있고 오명도 있지만 그건 제 평가가 아니죠. 프로파간다라고 해도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고 무대에서 재미있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배우들은 원작의 사투리를 살리기 위해 특별 방언 지도를 받는 등 사실주의 연기에도 공을 들였다.

정숙 역을 맡은 강민지는 "한 2주 동안 사투리에 잡아먹힌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투리 연기 작업을 안 해본 것도 아닌데 이번 작품은 너무 어려웠다. 극단에서 사투리 지도를 해줄 수 있는 분이 계셔서 사투리 강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정숙의 남편 역을 맡은 구도균은 "고향이 부산이라서 크게 힘들지 않았지만 (작품 속 사투리가) 옛날 말이라서 요즘 사투리와 다르더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극단 연극 '활화산' 주연 배우 강민지·구도균이 27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립극단은 올해 극작가 차범석 탄생 100주년을 맞아 1974년 초연한 새마을연극 운동의 대표작 ‘활화산’을 50년 만에 다시 올린다. 2024.05.27. pak7130@newsis.com

관객과 작품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사회적 메시지를 발휘한 장치들도 선보였다. 무대 중심을 차지한 거대한 돼지 모형과 아역 3명을 목격자로 내세운 연출 방식이 독특하다.

윤 연출은 "작품을 준비하면서 읽은 기사 중 '반응하는 개인만 남았다'는 문구가 맴돌았다"며 "반응하는 개인만 남은 이 사회에서 이런 작품이 가능한지 궁금하다. 피아군을 명확하게 설정하지 않고 어떤 문제가 있는 사회에서 내가 그 문제의 일부인지 의심하는 방향으로 선보였다"고 말했다.

'활화산'은 오는 6월17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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