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1차관, 이란 대사관 방문…라이시 대통령 조문(종합)

기사등록 2024/05/23 17:29:47 최종수정 2024/05/23 19:48:52

日기시다 총리 조문, 中 특사 현지 파견

[테헤란=AP/뉴시스] 22일(현지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고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과 헬기 추락 사고 희생자들의 영결식이 열려 수많은 이란 사람이 참석하고 있다. 고인들을 추모하는 수만 인파가 테헤란을 통과하는 운구행렬을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2024.05.22.
[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외교부 1차관이 이란 대사관을 찾아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에 대해 조의를 표했다.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김 차관은 이날 오후 라이시 대통령 추모공간이 마련된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이슬람공화국대사관을 방문해 조의를 표명했다.

현지에 있는 주이란 한국대사관 김준표 대사는 26일(현지시각) 외교단을 대상으로 조의를 표명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는 계기에 정부 차원의 조의를 표명할 예정이다.

이는 수교 62년을 맞은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이란은 1962년 10월23일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상호 재외공관을 개설했다. 1970년대 한국 근로자 2만여명이 이란 건설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고 1977년에는 양국 우호관계의 상징으로 서울에는 '테헤란로', 테헤란에는 '서울로'라는 이름의 거리를 만들기도 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20일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유가족과 이란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한 바 있다.

우리 정부의 조문외교는 이웃 나라와 차이를 보였다.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장궈칭 부총리를 라이시 대통령 장례식에 보내고 일본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주일 이란대사관을 찾아 조문했다.

이를 두고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 윤석열 대통령의 '이란은 UAE의 적' 발언으로 불편해진 양국 관계를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당시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며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발언을 놓고 외교적 파장이 일자 외교부와 대통령실이 나서서 해명했지만 이란 측은 이를 지렛대 삼아 윤 대통령의 핵무장 언급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일 가능성을 문제 삼았고 앞서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국내에 묶여있는 원유 대금 70억달러 문제 해결까지 요구해 관계가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일각에선 미국의 눈치를 살핀 굴욕적 조문 외교로도 평가한다.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공식 외교관계가 없는 미국은 국무부 차원의 성명을 통해 애도를 표했지만 "역내 저해 행위에 있어서는 이란의 책임을 계속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미국은 핵무기 프로그램 추진, 러시아 군사 지원, 테러집단 지원,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이란을 제재하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등과 함께 이란 북서부 아제르바이잔주(州) 국경 지역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이동하던 중 헬기 추락으로 숨졌다. 

22일 수도 테헤란에서 이틀째 라이시 대통령의 죽음을 기리는 장례 예배가 치러졌으며, 라이시 대통령 시신은 장례 일정 마지막 날인 23일 남호라산주(州) 비르잔드로 운구됐다가 정오에 맞춰 시아파 최대 성지이자 라이시 대통령의 고향인 마슈하드로 옮겨져 이맘 알리레자 영묘에 안장된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헬기 추락 사고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이 사망한 가운데 22일 서울 용산구 주한이란이슬람공화국대사관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은 각 국 대사를 비롯한 추모객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2024.05.22. jhop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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