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나토의 호수' 발트해 일대 국경 변경 문건 삭제

기사등록 2024/05/23 10:09:08 최종수정 2024/05/23 11:10:52

앞서 월경지 칼리닌그라드 일대 내륙 해역 편입 시도

[서울=뉴시스] 스웨덴이 7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32번째 회원국으로 공식 합류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러시아 정부가 핀란드와 리투아니아와 맞닿는 발트해 일대 해상 국경의 일방적 변경을 담은 행정명령을 내놨다가 돌연 삭제했다.

22일(현지시각) 도이체벨레(DW), BBC 등 외신을 종합하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정부 누리집에 공개했던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주 발티스크와 젤레노그라드스크 일대 국경 변경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을 삭제했다.

현재 정부 누리집에 같은 문건을 검색하면 '초안이 삭제됐다'는 문구가 표시된다.

해당 문건에는 칼리닌그라드주 발티스크와 젤레노그라드스크 인근 내륙 해역을 러시아 영토로 편입해 일방적으로 발트해 국경을 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을 정부 누리집에 내놨다.

해당 지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둘러싸고 있어 러시아로서 군사적 압박이 큰 지역이다. 지난 3월 스웨덴이 기구에 가입하면서 발트해는 나토의 호수로 불린다.
[서울=뉴시스]러시아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빨간색 부분)이 표시된 발트해 일대 지도. 2024.05.23.

누리집에는 영해 경계가 변경돼 러시아 국경이 변경될 것이라면서도 정확한 지리적 위치를 표시하지는 않았다. 또 현재의 국경선이 20세기 측량 연구에 기반해 부정확하게 결정됐다며 1985년 옛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소련)에서 정한 국경선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논란이 일자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발트해 지역에서 (서방과의 고강도) 대립 수준을 볼 수 있다"면서도 "여기에는 정치적인 내용이 전혀 없다"고 항변했다.

러시아의 일방적 국경 변경 시도를 두고 영향권에 들어갔던 핀란드와 리투아니아는 일제히 비판했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리와 협의하지 않았다"고, 가브리엘류스 란츠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공포, 불확실성, 의심을 심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같은 날 스웨덴 정부는 3년 동안 65억 유로(약 9조 6100억원) 규모로 장비·자금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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