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롯데에너지머티 1Q 가동률 ↓
전기차 캐즘에 수요 하락…동박 '혹한기'
CAPEX 절반으로…투자 속도 조절 공식화
21일 SKC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동박사업 자회사 SK넥실리스의 평균 가동률은 전지박과 연성동박적층필름(FCCL) 각각 33.5%, 42.8%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평균 가동률이 각각 54.7%, 51.3%로 1분기 만에 전지박은 약 20%, FCCL은 10%가량 하락했다.
이번 1분기 전지박과 FCCL의 가동 가능시간은 모두 2184시간이었으나, 실제 가동한 시간은 각각 732시간, 935시간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전지박의 가동률이 73%였음을 감안하면 하락 폭은 더 가파르다. 전기차 시장이 호황이던 2022년에는 가동률이 90%를 상회하기도 했다.
SKC와 함께 국내 동박업계 '투톱'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상황은 비슷하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생산 기지인 전북 익산공장·말레이시아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79.8%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평균 가동률 97.5%와 비교하면 약 18%가량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말 76.9%와 비교하면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80%를 하회하며 낮은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량 조절에 나서며 동박 재고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동박은 제품 특성상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하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1년 이내로 소비해야 한다.
때문에 동박 업체들은 재고 조정을 위해 공장 가동률을 낮추며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며 시장에 공급이 크게 늘어난 것이 국내 동박업체의 과잉 재고에도 영향을 미쳤다.
가동률이 줄자 최근 SK넥실리스는 희망퇴직에 나섰다. 회사가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것은 지난 2020년 SK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이다.
전라북도 정읍에 국내 생산 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이달 초부터 근속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인건비를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인력을 줄이고, 말레이시아 등으로 생산 여력을 옮기기 위해서다.
시장이 급변하면서 양사는 공식적으로 투자 속도 조절에도 나섰다.
SKC는 IR자료를 통해 올해 설비투자비용(CAPEX)를 지난해 1조5000억원의 절반 규모인 7400억원으로 계획했음을 밝혔다.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롯데케미칼도 지난 1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을 통해 전지소재 투자 계획에 대한 변동을 언급했다. 성낙선 재무혁신본부장 상무는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진행 시점에 변동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속도 조절을 공식화했다.
동박업계 관계자는 "재고 조정과 고객사인 배터리사의 물량 조절에 대응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공장 가동률을 낮췄다"며 "대부분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은 만큼 하반기 고객사들의 추가 증설 이후 양산이 늘면 동박 수요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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