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수주 낭보에 2~3년치 일감 확보
양보다 질…건조 포트폴리오 전환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은 장기 불황을 탈출하고, 올해 잇딴 수주 낭보를 보이고 있다.
먼저 HD현대그룹의 조선 계열사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는 현재까지 총 98척(해양 1기 포함)으로 113억3000달러(약 15조3170억원)를 수주했다. 이미 연간 수주 목표 135억달러(약 18조3000억원)의 83.9%를 달성한 것이다.
선종별로는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8척, PC(석유화학제품 운반선)선 34척, LPG(액화석유가스)·암모니아운반선 36척, 에탄운반선 1척,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2척,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6척, 탱커 3척, PCTC(자동차운반선) 2척, FSRU(부유식 LNG저장 재기화 설비) 1척, 해양1기, 특수선 4척이다.
한화오션은 올해부터 연간 수주 목표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견조한 수주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말 기준 LNG운반선 12척, 암모니아운반선 2척, 초대형원유운반선 2척, 초대형LPG운반선 1척 등 총 17척으로 33억9000달러(약 4조4730억원) 어치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수주 목표치인 97억달러(약 13조1480억원) 중 현재까지 39%인 39억달러(약 5조2860억원)를 수주했다. 선종별로는 LNG운반선 15척, VLAC(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 2척, 셔틀탱커 등 1척 등이다.
연초부터 이어진 수주로 3사는 향후 수 년 치에 이르는 일감을 확보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계열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3년~3.5년의 일감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도 올 1분기 말 기준 298억달러(약 40조원)의 수주잔고로 약 3년치 일감이 쌓여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4월 말 기준 331억달러(44조원)의 일감으로 약 2.5년~3년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넉넉한 수주 잔고를 바탕으로 조선업계는 향후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저가 수주 물량을 털어내는 대신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로 장기적인 흑자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과거 저가 대형 선박에서 이뤄졌던 출혈 경쟁에서 벗어나 LNG 운반선과 암모니아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위주로 수주 계약을 따낼 계획이다.
실제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선박 수주 점유율은 14%로 중국 76%와 비교해 크게 뒤졌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선별 수주 전략이 잘 이뤄지고 있다며 이 같은 수주량 격차를 신경 쓰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 년치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황에서 굳이 저가 선박을 수주해 단순 수주량을 늘릴 필요는 없다"며 "양적 수주가 아닌 질적 수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citize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