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벤자민 버튼', M씨어터 공연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벤자민은 거꾸로 나이들고 여러 세월을 삽니다. 무대 곳곳에 그러한 시간이 들어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출했습니다."
뮤지컬 '벤자민 버튼' 조광화 연출은 "벤자민 이야기는 매혹적이지만 무대에서는 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운을 뗐다.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어려지는 벤자민의 시간을 표현하는 작업에 컴퓨터 그래픽, 배우 섭외 등을 고려했지만 퍼펫(인형극에 쓰는 인형) 만큼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했다.
16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프레스콜을 열고 만난 조 연출은 "특수분장으로 계속해서 바꿀 수도 없고 여러 연령대를 캐스팅하면 통일성이 없을 것 같았다"며 "결국 퍼펫으로 벤자민의 나이대를 정리해 주면 공연이 가능할 것 같았다. 퍼펫도 물체가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로 보일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동물 퍼펫으로는 인간의 섬세함을 따라갈 수 없어서 오히려 비우고 거리를 두고 표현하고자 했다"며 퍼펫은 벤자민의 나이대를 대변하는 장치로 쓰고 배우들은 표현적 요소에 집착하지 않고 오히려 자유롭게 정서에 몰입할 수 있도록 극의 방향을 잡았다"고 했다.
조 연출 말처럼 '퍼펫'은 이번 공연에서 역동적인 배우들의 움직임 만큼이나 가장 눈길이 가는 장면이다. 유년 청년 중년 노년으로 무대에 올라 벤자민의 서사를 구축한다.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어려지는 주인공 '벤자민' 역은 김재범·심창민·김성식이,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재즈 클럽 가수 '블루' 는 김소향·박은미·이아름솔이 맡았다. 재즈 마마를 운영하는 '마마' 역은 하은섬과 김지선이 연기했다.
벤자민 역을 맡은 가수 심창민은 데뷔 21년 만에 도전한 뮤지컬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봐도 늦바람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너무 고되고 힘들고 고통스러워졌지만 멋진 제작진들과 함께 해서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관객들에게 전달해주고 싶은 것을 작품을 통해 찾았다"고 말했다.
김성식은 무대에서 퍼펫과 호흡을 맞추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날 하이라이트 시연에서 김성식은 사람 크기의 퍼펫, 팔 길이 크기의 작은 퍼펫 등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김성식은 "(퍼펫과) 같이 합쳐지는 부분이 있고, 빠져나와 나로서 하는 부분이 있는데 연습할 때 쉽지 않았다"며 "어느 순간에는 나대로 하고 있고 또 어느 순간엔 퍼펫의 나이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정서에 더 깊게 다가가라는 연출가님의 말씀 덕분에 그 과정에서 길을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배우들은 벤자민과 블루의 엇갈린 사랑을 해 '나이 듦'의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재범은 "대본을 읽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긋남 등 이런 감정들이 훅 들어왔다. 거꾸로 나이를 먹으면서 블루와 엇갈리는 것도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EMK뮤지컬컴퍼니가 새롭게 각색한 창작 뮤지컬 '벤자민 버튼'은 6월30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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