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연장자 우선' 관례 깨기로
개혁 법안 추진할 강성 인사 내정 예상
[서울=뉴시스]정금민 기자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떨어진 것을 계기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반드시 탈환해 강성·친명(친이재명)' 인사를 법사위원장에 앉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온건파' 우원식 의원이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내정되자 각종 개혁 법안 처리를 위한 법사위만큼은 초강경 인사로 채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22대 국회 과반 의석을 달성한 민주당은 법사위·운영위는 물론 필요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며 강경 대여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원들은 '강성 법사위원장이 필요하다', '추 당선인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수 게재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21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맡은 이후 종종 주요 개혁 법안 처리에 제동이 걸렸다는 판단에서다.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관련 법안 등 22대 국회 주요 법안 처리를 앞둔 민주당 입장에서는 법안의 체계·자구 심사를 담당하는 법사위원장 확보가 필수적이다. 관례적으로 여당이 맡아온 운영위 역시 각종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민주당이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상임위원장은 여야 간사 협의로 의사일정을 조율하거나 어떤 법안을 논의할지 최종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이와 관련해 박찬대 원내대표도 지난 6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22대 국회 원구성 교섭이 지체돼 국회 기능을 지연시키면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가져오게 되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민주당은 상임위원장·간사 배분에서 '연장자'를 우선 하는 관례도 고집하지 않기로 했다. 일부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 후보가 연장자·선수 관례를 감안해 단일화를 했던 사례와 대비됐다.
법사위원장 후보군으로는 박주민 의원과 이언주·전현희 당선인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박 의원은 검찰 개혁 강경파로 분류되고 있고, 이 당선인은 이재명 대표가 총선 과정에서 영입한 강성파 인사로 꼽힌다. 국민권익위원장 출신인 전 당선인은 고강도 감사원 감사를 받으며 정부·여당과 각을 세운 경험이 있다.
이 외에도 '라인야후' 사태 등을 주도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조승래 의원이 꼽힌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으로는 김성환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당직을 맡았거나 장관·상임위원장을 경험한 자를 제외한 20여 명의 3선 의원 중 전문성 기준에 부합하는 인물로 꼽힌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나이 등과 같은 관례에 묶이지 않겠다는 것이지 선수를 파괴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3선이 여럿일 경우 속도·전문성 등을 더욱 감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상임위 배분과 관련해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에 대한 강한 의지만 밝힌 상태고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며 "야당만으로 할 수 없고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임위원장 선정 과정에서는 19년 만에 추대로 원내대표가 된 박찬대 의원 사례처럼 이 대표의 의중이 향배를 결정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그동안 국회에서는 선수·연장자 등을 고려해 순서대로 상임위원장을 맡아 왔다"며 "관례를 깬다는 것 자체가 입맛에 맞는 인사를 상임위원장에 앉히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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