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이민·망명 협정' 10개 법안 승인
국경서 어린이 포함 이민자 검문 가능
전문가들 "망명 신청 권리 침해할 것"
AP통신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들은 14일(현지시간) '신 이민·망명 협정'(The New Pact on Migration and Asylum)의 10개 법안을 승인했다. 헝가리와 폴란드만 이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한다.
법안에는 허가 없이 입국하려는 사람을 선별해 보호받을 자격이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 체류가 허용되지 않는 사람인 경우 추방하는 방법 등 이주민을 처리하는 방식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해당 협정의 적용 대상은 지난해 유럽에 머문 불법 이주민을 기준으로 하면 약 130만 명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중 대부분(약 100만 명)은 비자를 갖고 공항 또는 항구를 통해 정상적으로 입국했지만 비자 만료 이후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사람들이다.
나머지 약 30만 명은 지중해나 대서양을 통해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해안에 밀입국한 사람들과 같이 허가 없이 유럽에 들어 온 사람들이다.
아울러 해당 협정에 따라 각국은 국경에서 6세 이하 어린이를 포함한 이민자들을 검문하고,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할 수 있다. 이 심사를 통해 보건·안보 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 여부, 체류 허용 가능성 여부 등을 결정한다.
이 심사는 7일 이내에 이뤄져야 하며, 망명 신청 또는 추방 중 하나로 결정된다.
망명을 원하는 사람은 처음 입국한 국가에 망명 신청을 해야 하며, 신청이 거부된 경우 항소 기간을 포함해 12주 이내에 절차를 마쳐야 한다.
망명 신청이 거부되면 추방 명령은 자동으로 이뤄진다. 추방 절차를 완료하는 데 12주 정도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당국은 이 기간 동안 구금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 해당 협정에 따르면 EU 회원국들은 이민자들이 많은 다른 회원국을 도와야 한다는 의무를 부여받는다. 각국은 망명 신청자를 자국 영토로 이주시키거나, 재정적 지원(1인당 2만 유로) 등을 할 수 있다.
유럽의 주요 정당들은 이번 협정이 이주민들로 인한 EU 회원국 분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특히 다음달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세력의 표심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한다.
다만 이 협정은 2026년에 발효될 예정이기 때문에 즉각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다른 회원국이 이주민을 도울 의무가 있는지 여부 등과 관련해 분열을 조장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문가들은 각국이 국경에서 이민자를 구금하고 어린이의 지문을 채취할 수 있게 될 것이며, 망명 신청 권리를 침해하고 유럽으로 가기 위한 불법 거래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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