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롤러코스터, 앞으로 계속될 것" 주장
호황 사이클 갈수록 짧아지고 예측 힘들기 때문
"투자 계속해야 하는데 어려운 문제"
올 1분기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2조8860억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1조9100억원 흑자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사업이 완연한 업턴을 맞고 있지만 이전과 다른 짧은 사이클을 보이고 있어 투자 결정에 고민이 많다는 입장도 토로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2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 연임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업황과 관련 "작년에 너무 나빴기 때문에 올해 상대적으로, 반사적으로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올라가지 않았어야 할 수요가 너무 올라갔다가 팬데믹이 해제되면서 초과 수요가 없어지고, 오히려 경제적인 임팩트가 더 컸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은 "소비가 둔화되고 반도체 수요가 같이 빠지면서 상당히 많은 타격을 입었다"며 "이런 롤러코스터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좋아진 현상이 얼마나 가겠느냐 하면, 그리 오래 안 간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이런 견해는 최근 반도체 산업이 다시 '슈퍼 사이클'을 맞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동안 반도체 슈퍼 사이클은 평균 4~5년을 주기로 한번 좋아지면 2년 연속 이어진다는 게 업계 정설이었다. 하지만 최근 수 년간 이 사이클은 무너졌고, 새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들린다.
지난 2017~2018년 반도체 시장은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으로 호황을 맞았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8년 반도체 매출만 86조원, 영업이익은 44조5700억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 역시 2018년 매출 40조, 영업이익 20조8438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52%에 달하며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반도체 수요 회복이 아직 일부에 국한된 데다 미중 갈등을 포함한 불안정한 국제 정세 탓에 반도체 사이클이 과거와 다르게 움직이는 만큼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최 회장은 투자 결정에 대한 어려움도 털어놨다. 그는 "투자를 계속하긴 해야 하는데, 더군다나 반도체 미세화가 상당히 어려워졌기 때문에 그 과정을 충족시키려고 생각하고 공급을 늘리려면 라인을 더 건설해야 된다는 얘기가 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게 기술로 해결이 안 되고 캐펙스(자본적 지출)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에 계속 부딪친다"며 "이걸 전부 자기 돈으로만 계속 투자하는 형태는 안되고, 그렇게 되니 전 세계가 반도체 생산을 자기네 나라 쪽으로 끌고 가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지금 보조금 얘기가 나오고, 반도체 산업이 자기네 장사가 잘 되거나 리스크를 공유할 수 있는 쪽으로 자꾸 흐르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캐펙스를 얼마나 더 투자하느냐는 게 업계의 숙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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