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동결자산 수익 활용 논의…美 68조원 우크라 지원 검토"

기사등록 2024/05/05 00:11:13 최종수정 2024/05/05 07:04:53

EU 전문매체 유락티브 보도…8일 EU 대사 회의 예정

미국, 횡재수익 포함 우크라 500억 달러 지원안 구상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루블화를 정리하고 있다. 지난 26일 러시아 루블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3.06.27.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동결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미국은 러시아의 '횡재수익' 중 500억 달러(약 67조9500억원)를 우크라이나 지원에 사용하자는 입장이다. 러시아 동결자산은 3000억 달러(약 407조7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4일(현지시각) EU 전문매체 유락티브에 따르면 EU 회원국 대사는 다음 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앞서 오는 8일 러시아 동결자산 수익 활용에 관한 타협안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한다. 해당 회의에서 타협안이 도출되면 오는 14일 EU 재무장관회의에서 이를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

회의에서는 금융기관이 러시아 동결자산에서 발생한 이익을 별도 회계처리하고 지정 계좌에 보관하도록 하고, 해당 수익을 사용할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등 다양한 논의에서 세부 사항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랜 논의 끝에 EU는 러시아 동결자산 횡재이득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쪽으로 뜻을 모으고 있다. 다만 법률적 불안정성을 의식해 수익 처분에 신중한 태도를 기해왔다.

계획에 합의하면 러시아 자산 수익은 우크라이나 지원용 무기 공동 구매 자금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벨기에 소재 국제 예탁결제기관 유로클리어에 러시아 동결자산은 대부분이 묶여 있다.
[히로시마=AP/뉴시스]일본 히로시마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가운데) 지난 2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렸다. 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이사회) 상임의장, 장루이지 베네데티 주일 이탈리아 대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2023.05.26.

자금 동결처인 벨기에는 수익금에 세금을 부과하는 일이 논란을 빚자 이를 우크라이나 포탄 공급 계획에 넘기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U가 횡재수익 활용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오는 7월부터 친(親)러시아 성향 정부가 들어서 있는 헝가리가 EU 이사회 순회의장국을 맡기 때문이다. 대다수 EU 회원국은 헝가리가 러시아 동결자산 이익 활용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전에 이를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은 캐나다, 영국과 함께 강경한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특히 미국은 여러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500억 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숙고하면서 자금 상당 부분을 러시아 동결자산 수익에서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안은 G7 국가 사이에서 논의 중이며 이는 다음 달 13~15일 이탈리아 풀리아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합의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은 화폐 안정성과 러시아의 법적 보복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는 미국이 러시아 동결 자산을 몰수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경우 미국과 외교 관계를 격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엄포를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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