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후보들 줄줄이 강성 친명조직 찾아가 표심 호소
'검찰개혁 완수' 메시지도…"중립성 완전히 망각" 지적
[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더불어민주당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들의 '명심(明心)'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후보들이 대여 투쟁력과 선명성 경쟁에만 열을 올리면서 새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우려하는 시선이 짙다.
4일 기준 당내 국회의장 후보군은 6선 조정식·추미애, 5선 우원식·정성호 의원 등 4명이다.
국회의장은 특정 정당이 아닌 국회 전체를 대표하는 입법부 수장인 만큼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된다. 국회법(20조2)가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를 금지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새 국회의장 후보들은 잇따라 '탈중립'을 선언하며 연일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는 최근 '채상병 특검법(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법)' 국회 본회의 처리를 계기로 더욱 과열되는 양상이다.
앞서 채상병 특검법 문제를 놓고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를 요구하자, 국회의장 후보군에 거론되기도 했던 박지원 당선인이 방송에서 욕설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방송 중인지 몰랐다"며 사과했지만, 김 의장을 압박하고 나선 건 다른 의장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우 의원은 "민주주의와 국민의 삶에 결코 중립은 없다"고 거들었고, 조 의원도 "국회의장이 일침을 놓아야 한다"며 압박전에 가세했다.
명심을 향한 구애전도 치열하다. 추 당선인은 지난달 이 대표 유튜브 구독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축전을 보냈다. 그는 앞서 국회의장 선거 출마와 관련 이 대표와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취지로 말해 '명심'을 전면에 내걸기도 했다.
후보 4명이 일제히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강성 친명 조직 '더민주혁신회의' 간담회를 찾아가 표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정견발표를 방불케한 선거전이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은 전했다.
후보들은 대여 투쟁력을 부각하는 데도 열을 올리고 있다. 조 의원은 '검찰개혁'까지 전면에 걸었다.
그는 검찰이 최근 야당 의원들이 연루된 사건과 관련 국회 법제실 등을 압수수색하자 "정치검찰을 활용한 압수수색 정치는 명백한 야당탄압"이라며 "22대 국회에선 절대 허락하지 않겠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21대 국회에서 완결하지 못한 검찰과 권력기관 개혁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완성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강성 지지층과 명심을 의식한 선거전이 과열되자 당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초선 의원은 "이게 의장 선거인지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인지 모르겠다"고 일침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협치와 중립성을 완전히 망각한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어 국민들이 보시기에도 우려스러울 지점이 많다"고 봤다.
민주당은 오는 16일 전반기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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