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이원석 검찰총장 편지·책 받았다

기사등록 2024/05/03 16:59:21 최종수정 2024/05/03 17:18:53

친필 서한과 함께 2권 선물

[부산=뉴시스]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김진주(가명)씨가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이원석 검찰총장이 친필로 쓴 편지와 책을 받았다고 3일 알렸다. (사진=김진주 작가 제공) 2024.05.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원동화 기자 =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김진주(가명)씨가 검찰청 홈페이지에 남긴 감사의 글에 이원석 검찰총장이 편지로 답하며 책을 선물했다.

김씨는 누리소통망(SNS)에 '이원석 검찰총장님께 책 선물과 함께 편지를 받았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이 총장이 보낸 편지와 사진을 3일 올렸다.

"불행과 행복 그 사이에 '굴곡'이 가장 심한 사람이 제가 아닐까 싶었다"며 "어쩜 이렇게나 굴곡이 많은 삶을 살까 어쩜 이렇게나 재수가 없을까 한탄하는 시간도 있었지만 가해자 덕분이랄까요. 죽음에 대한 생각을 가까이 하면서부터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아니 싸우자로 제법 가치 있는 인생을 써내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에게 건네는 한 문장은 죽음을 이끌기도 생명을 늘리기도 한다"며 "이 편지 덕분에 꼭 살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고 인사했다.

김씨는 앞서 지난달 23일 검찰청 홈페이지에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감사하는 글을 올렸다.

"검사들이 아니었다면 외로운 싸움을 진즉에 포기했을 것이다. 검찰총장의 지시가 아니었다면 (내 옷에) 121곳의 구멍은 뚫리지 않았을 것이며, 범죄 피해자를 위한 노력에 감사하다"고 적었다.

이 검찰총장은 2022년 10월 가해자가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뒤 과학적으로 증거를 수집해 공소 사실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대검찰청 유전자 감식실이 당시 김씨가 입은 청바지·속옷·상의 등 4점에서 121개 부위 표본을 정밀 감정했고, 청바지 안쪽에서 가해자의 유전자를 발견해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다.

이 총장은 김씨에게 보낸 답장 형태의 편지에서 "읽는 내내 아픔에 다시 한 번 공감하게 됐다"면서 "국민을 지키는 호민관으로서의 검찰의 역할을 더 철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했다.

더불어 "앞으로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든든히 지켜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피해자들이 두렵고 외롭지 않도록 함께 곁에 서 있겠다"며 "몸과 마음이 빨리 회복돼 예전의 일상을 되찾게 되시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이 총장은 편지와 함께 샤넬 밀러의 '디어마이네임'과 시인 나태주의 '육필시화집'을 이씨에게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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