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 거부…윤 대통령 "수용은 직무유기"…이재명 "범인 아니니 거부 못해"(종합)

기사등록 2024/05/03 12:52:59 최종수정 2024/05/03 14:16:51

야당 채상병특검법 강행처리로 정국 강대강 회귀

대통령실 "죽음 악용하는 나쁜 정치" 거부권 시사

정무수석 "사법절차 어긋나는 입법 폭거 수용 불가"

민주, 윤 대선 후보 "거부하는자가 범인" 영상 틀어

윤, 거부권 14일 행사 유력…기자회견서 설명할듯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함께 회담 자리로 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4.29.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국회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안)' 놓고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윤 대통령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거부권 행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 반면 이 대표는 국민이 70% 찬성하는 등 여론의 지지가 높다는 점을 앞세워 특검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홍철호 정무수석은 3일 MBC라디오에 나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께서 이걸 받아들이면 나쁜 선례를 남기는 거고 더 나아가 직무유기가 될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법 절차에 상당히 어긋나는 입법 폭거”라며 “대통령께서 아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또 "법을 초월해서, 여야 합의도 없고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덜커덕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정진석 비서실장 입을 빌어 "채 상병의 죽음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다"며 "엄중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대통령실에 채상병 특검법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님 그리고 여당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범인이 아닐 것이니까"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 2021년 12월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이 후보시절 경북도 선대위 출범식 영상을 틀자 이를 본 이 대표의 발언이다.

영상에서 윤 대통령은 "떳떳하면 사정기관을 통해 권력자도 조사받고 측근도 조사를 받고 하는 것이지 특검을 왜 거부합니까. 죄를 지었으니 거부하는 겁니다"라고 말한다. 해당 영상은 이 대표가 언루된 대장동 개발의혹 특검과 관련한 내용으로, 이 대표는 영상이 나오자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 후보부터 여당이 끊임없이 (영상 속 발언을)되뇌어 왔다. 현수막 붙인 것만 수만 장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범인이 아닐 테니까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도 "총선 이후에도 대통령실은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민들이 윤석열 정권 거부, 저항 운동이 일어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70%가 채상병 사건 진상 규명을 바라는 등의 여론을 고려해 우선은 거부권 행사전 여론을 전방위로 청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부권 행사에 앞서  다음 주 후반으로 예정하고 있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면, 오는 14일이 유력하다. 기자회견에서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한 이유를 소상히 설명할 가능성이 높다.

거부권은 헌법에 따라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15일 안에 행사할 수 있어 14일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안을 의결하고 재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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