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실적개선 이끌어
"올해 HBM 성장세 주목해야" 관측 잇따라
지난해만 해도 반도체 부문에서만 14조8800억원 적자를 보였고, 직전 분기에도 2조원 넘는 손실을 봤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의 눈에 띄는 판매 신장에 힘입어 단기간에 수익성을 크게 높였다.
30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1조9156억원, 6조606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8%, 영업이익은 931.9%로 급증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 133.87% 올랐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조9100억원으로 전 분기(2조1800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분기마다 수 조원씩 적자를 보였지만 5개 분기 만에 2조원에 가까운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도 23조1400억원을 기록하며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반도체 흑자전환은 HBM, DDR5, 서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UFS4.0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의 판매 증가가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에서 인공지능(AI) 시장 열풍이 불면서 고용량·고성능 반도체 수요는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관련 반도체 판매도 크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 분기에 이어 DDR5와 고용량 SSD의 수요 강세가 이어졌다"며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대응하며 질적 성장을 실현했고 메모리 사업은 흑자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HBM 출하량을 높이며 경쟁사 SK하이닉스에 대한 추격 속도를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4세대 HBM인 HBM3를 대량 양산 중으로, 신제품 5세대 HBM인 HBM3E를 이르면 하반기 초에 엔비디아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에 삼성전자의 HBM 매출 비중은 앞으로 더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D램 전체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분기 9%에서 올해 4분기 18%로 1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하반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올해 HBM 예상 출하량은 전년 대비 최대 2.9배 늘어날 전망이다. 올 초만 해도 2.5배 늘릴 계획이었지만, HBM 시장 선점에 힘을 싣기 위해 당초보다 목표치를 더 올려 잡았다는 후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욜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HBM 시장 규모는 올해 141억달러(약 19조원)에서 오는 2029년 377억달러로, 167% 가량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올해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분기별로 예상치보다 상회하는 매출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며 "SK하이닉스와의 HBM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어떤 성과를 낼 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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