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發 AI 생태계 확장…플리토, 말뭉치 수주 본격화

기사등록 2024/04/29 10:14:44

글로벌 IT기업과 최대 규모 말뭉치 계약

애플, 6월 WWDC서 생성형AI 발표 예상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플리토가 애플로 추정되는 글로벌 IT 기업과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코퍼스(Corpus·말뭉치)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생성형AI(인공지능) 생태계 확장에 나서면서 이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고품질 언어 데이터 수요가 점차 확대되면서 플리토의 수주가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플리토는 최근 글로벌 IT기업과 54억원 규모의 코퍼스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의 30%를 넘는 규모로 이달 공급을 시작해 올해 11월까지 매출로 전액 인식될 예정이다. 플리토는 지난달 국립국어원과 말뭉치 구축 계약 등 올해에만 총 75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따낸 상태다.

말뭉치는 AI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를 말한다. LLM(거대언어모델), 음성 AI 플랫폼 시장 확대에 따라 수요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플리토는 주로 특정 언어 두 가지 이상의 쌍(영어-중국어, 영어-아랍어 등)으로 이뤄져 있는 병렬 코퍼스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이번 계약 상대방은 영업비밀 보호 요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아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상황이다. 플리토 또한 계약 상대방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계약 대상을 애플로 추정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의 다음 운영체제에 LLM에 기반을 둔 새로운 기능을 일부 탑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계약 대상이 애플이라면 애플이 구현할 생성형AI(인공지능) 생태계에 플리토가 본격적으로 합류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말뭉치 공급 계약 등은 언어 데이터 수급 특성 상 협력 관계 지속 여부가 가장 중요해 플리토의 중장기 수주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애플을 중심으로 한 AI 생태계 확장에 따라 플리토의 사업 기회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수주 공시 이후 더 의미 있는 수주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오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플리토가 납품하는 언어 데이터는 AI 학습 고도화와 연관되는데, 이에 작업 후 납품을 위한 원문 데이터도 단문 단위에서 문단 단위 등으로 커지고 있으며, 내용까지 확인을 함에 따라 생산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후속 수주의 금액과 수익성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이라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또 "LLM 외에 온디바이스 AI에 따른 소형 언어 모델도 필요해지면서 플리토의 언어 데이터 수요처는 더욱 다변화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른 추가적인 성장도 주목한다"고 말했다.

애플이 오는 6월 진행할 연례 개발자 회의(WWDC 2024)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애플은 이번 회의에서 생성형AI 탑재에 대한 힌트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소프트웨어 업종의 2차 사이클이 시작될 조짐이 보이는데, 오는 6월 애플 개발자 회의에서 AI 탑재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시그널이 나올 듯하다"면서 "수많은 AI 기능 중 직관적으로 와 닿는 기능이 번역으로, 플리토의 해외 고객 다변화는 이제 시작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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