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김진욱 처장 퇴임후 3개월 만에 지명
대통령실 "청문회·선거 등 국회 일정 감안"
"채상병 사건 이미 수사중…인사 연결 부당"
"복수 후보 중 공정성·신뢰성 고려해 결정"
[서울=뉴시스] 박미영 김승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로 오동운 변호사를 지명했다.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 퇴임으로 공석이 된 지 3개월 여 만이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오늘 국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두명의 후보자 가운데 오동운 변호사를 최종 후보자로 최종 지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속히 국회에 인사청문회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자는 부산 낙동고와 서울대 독문학과를 졸업했고 1998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용됐다. 서울고법 판사, 울산지법 부장판사, 수원지법 성남지원 부장판사,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등을 법워에서 20여년간 재판경험과 전문성을 쌓았다.
앞서 앞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월 말 판사출신인 오동운(55·연수원 27기) 변호사와 검사출신 이명순(59·사법연수원 22기) 변호사를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했다. 두 사람 모두 여당인 국민의힘의 천거를 받았다. 공수처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함께 후보로 올랐던 이명순 변호사는 윤 대통령과 함께 불법 대선자금 수사팀에서 근무한 바 있으며 수사 후에 '우검회'라는 친목회를 만들어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전현직 검사들이 대거 포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공수처장 후보로 낙점할 경우 중립성 논란을 부를 소지가 크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두 후보 중 오 후보를 지명한 이유로는 "복수 후보에 대해 여러 의견을 청취하고 공정성과 신뢰성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문재인 정부 때 출범했으며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은 지난 1월 19일 퇴임해 3개월 여간 공수처장이 공석이었다. 공수처는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 후보자 지명까지 3개월이 걸린 데 대해 "해당 직위는 국회 인사청문회가 필요한 직위이기 때문에 신중히 검토를 해야 하는 것이고, 또 선거가 있었기 때문에 국회 일정을 감안해 지명과 인사청문 절차를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수사 중인 데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채상병 특검을 추진하는 중에 인사를 낸 데 대해선 "그렇게 연결하는 건 부당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채상병 사건의 공수처 고발은 전임 공수처장 재직 시인 지난 9월에 이뤄져서 수사가 진행돼오고 있고, 또 특검법도 공수처 수사와 무관하게 이미 작년 9월에 발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공수처장 지명과 특검법을 연결시키는 건 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무력화를 위해 공수처장 지명을 지연시켰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선 "막상 공수처장을 지명하면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냐라고 만약에 비판한다면 그것 역시 온당한 비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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