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기' 사실상 반대…"재정 우려"(종합)

기사등록 2024/04/24 19:12:34 최종수정 2024/04/24 21:09:48

이기일 차관, 전문가 간담회 열고 밝혀

"당초 재정 안정 위해 연금개혁 논의"

"지금까지 재정 지속가능성 두고 논의"

연금연구회, 재투표 및 새 논의 장 요구

일각선 "숙의민주주의 훼손…사과하라"

[서울=뉴시스]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한 식당에서 열린 연금개혁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4.04.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보건복지부는 최근 마무리된 연금개혁 공론화위원회 시민대표단 설문조사에서 다수 선택을 받은 '소득 보장 강화' 방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재정 안정이라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가속된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은 24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한 식당에서 연금개혁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는 국회 연금개혁 공론화 결과를 비롯해 앞으로의 개혁 방향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개최했다.

앞서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가 시민대표단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고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50%로 인상하는 '1안'이 56%, 보험료율 12% 인상 및 소득대체율 40% 유지인 '2안'이 42.6%의 선택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공론화에서 많은 지지를 받은 안에 대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당초 재정 안정을 위해 연금개혁을 논의한 것인데, 도리어 어려움이 가속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한다"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보험료율은 18.2%, 소득대체율은 42.3%인 데에 비해, 우리 국민연금은 관대한 제도 설계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어왔다"고 말했다.

정부의 재정 추계에 따르면 현 제도 설계로는 2041년 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2055년에 기금이 소진된다.

이 차관은 "만약 지금의 소득대체율 40%를 담보하려면 보험료로 소득의 19.8%를 내야 한다. 지금의 보험료율은 소득대체율에 비해 거의 절반에 못 미치는 것"이라며 "이에 지금까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두고 연금개혁이 거론됐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모이신 전문가들께서 미래에 희망을 주는 바람직한 개혁 방향에 대해 가감 없이 의견을 말씀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상균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론화위원회 숙의토론회 주요 결과 및 시민대표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2024.04.22. 20hwan@newsis.com
한편 시민대표단의 설문조사 결과 발표 이후 연금개혁 방향성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연금연구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시민대표단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시민대표단의 최종 결론이 도출되기까지 모든 절차를 전담했던 공론화위원회의 활동 전반에 대해서 공정성과 타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핵심 내용을 학습 뒤에 500명 시민대표단에게 한 번 더 투표 기회를 제공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공개 질의한다"고 했다.

또 이들은 시민대표단에 제공한 학습 내용 전체 공개와 새로운 논의의 장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시민들이 만들어낸 숙의민주주의의 성과가 훼손된 전대미문의 사건"이라며 "연금연구회에 공식적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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