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시티· 칸유니스 시내 이군 공격 병원서 발견
"신뢰가능한 조사단 파견, 언론의 현장보도 필요"
스테판 두자릭 유엔사무총장 대변인은 이 날 기자회견에서 "조사를 위해서는 믿을 만한 조사단이 현장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사실보도를 위해 더 많은 기자들이 가자지구에서 안전하게 취재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날 앞서 유엔 인권 최고 대표 볼커 튀르크는 "가자시티의 시파 메디컬 센터와 남부 칸 유니스 시내의 나세르 병원, 그리고 이스라엘군이 철수한 주변 시설 등에서 발견된 수많은 집단 매장 시신에 경악과 공포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신들의 죽음에 대한 중립적이고 투명한 조사단이 필요하다면서 "전쟁 범죄 대부분이 조사를 면하고 있는 분위기에 비춰볼 때, 이 조사에는 국제적인 조사인력이 투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들은 국제인권법에 따라 전시에도 특별 보호를 받아야 한다. 민간인과 병원 입원환자, 재소자등 비전투원에 대한 살해는 전쟁 범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23일 성명에서 "가자지구 병원들의 집단 매장 시신들 발견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라면서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 정부에게 이미 관련 정보를 요구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대해 이번 전쟁의 원인인 하마스의 지난해 10월 7일 기습공격 때 잡혀간 인질들의 유해를 찾기 위한 작전의 일환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이 매장한 시신들을 발굴해 낸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적법한 예를 갖추어 시신들을 검사한 결과 이들은 이스라엘 인질들이 아니어서 원래 있던 자리에 묻어놓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두 병원 단지에서 안에 숨어 있던 수백 명의 무장 세력들을 체포하거나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들의 주장은 (AP가)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민방위대가 22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칸 유니스가 지난 달 이스라엘군에 점령당했을 때 임시로 세운 대형 병원 안에서 임시로 매장해놓은 283명의 시신들을 발견했다. 당시에는 이 군 공격으로 사망자를 묘지에 매장할 수 없어서 병원의 뜰에 무덤을 파고 시신들을 묻을 수 밖에 없었다고 민방위대는 밝혔다.
매장된 시신들은 이스라엘군이 병원으로 진격할 때 살해되었거나, 병원을 점거하고 있는 동안에 추가로 살해된 사람들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병원 공격으로 가자지구의 보건의료 부문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6개월 동안 사망자는 급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엔이 이에 대한 조사를 한다고 해도 누가 조사권을 부여하느냐는 여전히 의문이며 누가 어떻게 그 조사를 수행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고 두자릭 대변인은 말했다.
국제형사재판소( ICC)의 카림 칸 검사장은 지난 12월에 이스라엘과 서안지구를 방문해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전쟁 범죄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으며 그 조사가 이 재판소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병원단지내 대형 집단 매장 무덤들이 발견된 이후로 국제사회의 정전 요구와 인도주의적 구호에 대한 요구가 한층 더 커지고 있다고 두자릭 대변인은 말했다.
하마스를 척결한다는 명분으로 이스라엘이 진행한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미 3만4000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살해당했으며 이들의 3분의 2는 여성과 어린이들이라고 가자 보건부는 밝혔다.
이번에 시신이 발견된 가자지구의 대도시 두 곳에서는 80%의 주민이 다른 해안지대로 달아났으며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되어 남은 주민들이 아사 직전에 놓여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