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나탄즈 방공망 손상…레이더 방어 회피"
"방공망·핵 무력화 능력 보여준 단호한 메시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으로 발생한 실질적인 피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공격으로 일부 방어 시스템이 손상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서방과 이란 당국자들은 지난 19일 이스라엘 공격으로 이란 중부 도시 나탄즈 인근의 방어 시스템이 손상됐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자 두 명은 이스라엘 무기가 인근 이스파한 지역의 군사 기지에 있는 S-300 대공 시스템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NYT가 분석한 위성 사진에도 이스파한 제8 공군기지에 있는 S-300 시스템의 레이더가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무기가 사용됐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서방 및 이란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공중 드론을 배치했으며, 전투기에서 미사일 최소 한 기가 발생했다고 확인했다.
미사일은 이스라엘이나 이란 영공에서 멀리 떨어진 전투기에서 발사됐으며, 이란의 레이더 방어를 회피할 수 있는 기술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요르단 영공엔 진입하지 않았다.
이란 당국자들은 이란군이 드론, 미사일, 항공기를 포함해 이런 영공에 진입하는 어떤 것도 감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란 국영 통신사 IRNA는 미사일 공격이 없었으며, 이란 방공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 당국자는 이번 공격이 소형 드론으로 수행됐으며, 대부분 이란 영토 내부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일축했었다.
서방 관료들은 이번 공격이 이란의 방어 시스템에 탐지되지 않고 우회해 방공망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계산된 공격이라고 보고 있다.
두 서방 당국자들은 NYT에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이란 공격에 대규모 반격으로 대응하기로 한 초기 계획을 폐기했으며, 보복의 순환을 끝내기 위해 조용하지만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공격으로 대체했다고 말했다.
이란 내부에서 발사한 드론과 탐지 불가능한 미사일을 사용한 것도 이란에 대규모 공격이 어떻게 이뤄질지 보여주는 일종의 '맛보기'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스라엘이 10년 넘게 이란의 핵 생산 능력을 제거하기 위한 폭격과 미사일 작전을 반복해 훈련해 온 만큼, 이번 나탄즈를 표적으로 한 공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핵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나탄즈는 이란의 주요 핵 생산 라인으로, 대량의 천연 우라늄을 원심분리기에 공급해 전력 생산이나 핵무기용 핵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가스인 UF6로 전환하는 곳이다.
이란과 이스라엘 당국자들 모두 이번 공격 관련 공개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 것도 확전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 이란 당국자는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에 침묵하면, 이란도 이번 공격을 그간 그림자 전쟁에서의 은밀한 공격처럼 간주해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하지 않을 수 있다고 NYT에 전했다.
미 국방부 중동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다나 스트로울은 "이번 공습은 정확하고 제한적이었다"며 "이란의 방공망을 완전히 뚫을 수 있으며, 이란 군대는 외부 공격으로부터 군사 기지를 보호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피해는 제한적이었다"며 "이란 지도자들이 더 이상의 확전이 자국 영토 내에서 훨씬 더 치명적이고 값비싼 공격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면 확전 사이클을 끝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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