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뇌물 혐의 경찰 간부, 장례식장 영업권도 관여"

기사등록 2024/04/19 18:12:29 최종수정 2024/04/19 19:02:52

'알선 청탁 7억 수수' 혐의 경무관 공소장

사업가와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자"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사업 편의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위 경찰 간부가 단순 뇌물 수수를 넘어 '서로 돕고 살자'며 불법성 사업에 개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김 경무관. 2023.08.02. ks@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사업 편의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위 경찰 간부가 단순 뇌물 수수를 넘어 불법성 사업 진행 과정에 개입했던 정황이 있는 것으로 공수처가 조사했다.

19일 뉴시스가 확보한 김모 경무관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 경무관은 2019년 1월 지인 박모씨의 소개로 사업가 A씨와 만나 장례식장 사업에 관한 논의를 나눴다. 

A씨는 천주교 교단 등 특정 병원 운영법인 구성원에게 금품을 제공하면서 병원 장례식장 영업권을 취득하는 사업을 추진했는데, 장례식장 사업권을 취득할 경우 수억원에 달하는 부속 카페 및 베이커리 운영권을 김 경무관과 그의 오빠에게 주기로 약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을 수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A씨는) 사업상 어려움이 있을 때 경찰대 출신 고위 경찰 공무원인 김 경무관의 경찰 선후배 등 인맥을 통해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김 경무관에게 금품을 공여했고, 김 경무관 역시 '서로 돕고 살자', '문제 생길 때 경찰 사건에 도움도 줄 수 있다'라고 하면서 금품을 수수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김 경무관은 A씨가 천주교 교단에 금품을 살포하는 등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A씨에게 조언을 하는 등 그와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은 "걱정도 되겠지만 나를 믿고 기다려보시면 좋은 성과를 내볼게요",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김 경무관과 A씨는 사업 등으로 계속해서 도움을 주고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뉴시스] 뇌물 혐의를 받는 김모 경무관이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석하고 있다. photo@newsis.com
김 경무관은 A씨 측이 미수채권 회수를 위해 벌인 집회와 관련해 "알아보거나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편의를 제공할 의사를 밝히거나, A씨의 토지 명도 관련 고소 사건에도 관할 경찰관에게 허위로 부탁을 해 관련자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내는 등의 방식으로 관여한 것으로 공수처는 보고 있다.

청탁의 대가로 김 경무관은 2020년 6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총 7억7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금품을 오빠 김씨와 지인 B씨 명의 계좌를 이용해 받았다고 한다.

공수처는 김 경무관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16일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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