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ECB 총재 "국제법 훼손"…'위험한 선례' 우려
EU 27개 회원국 동의…G7, 6월 정상회의서 최종 결정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특별정상회의 이후 "수익금 중 25억~30억 유로(약 3조6000억~4조4000억원)를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그는 "러시아 압류 자산 수익을 사용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일 수 있다"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의견에 동의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27개 회원국 모두 우리(집행위원회) 제안에 따라 러시아 동결 자산 수익을 사용하는 데 동의했다"며 "지금과 같은 작업 속도라면 첫 해 수익금으로 추정되는 약 25억~30억 유로를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군사 지원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역내 러시아 동결 자산을 우크라이나 재건 등에 활용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침략자인 러시아가 피침략국 피해를 회복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라가르드 총재는 17일 미국 싱크탱크 외교협회(CFR) 행사에서 이에 대해 "국제법을 훼손하고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자산 동결에서 자산 몰수, 처분으로 넘어가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며 "이것은 여러분이 보호하길 원하고 또 러시아와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존중했으면 하는 국제 법질서를 깨뜨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U와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 동결 자산에서 얻은 수익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동결 자산 그 자체가 아닌 운용 수익에서 얻은 2차 수익, 이른바 횡재 수익을 활용하는 것이다.
EU 집행위는 앞서 연간 25억~30억 유로로 예상되는 수익금 중 약 90%를 우크라이나 무기 구매에 사용하는 유럽평화기금(EPF)에 투입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G7은 6월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EU와 미국, 일본, 캐나다는 러·우 전쟁 개전 후 러시아 자산 약 3000억 달러를 압류했다. 이 중 약 50억~60억 달러는 미국에 있고 대부분은 벨기에의 유로클리어 국제플랫폼 등 유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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