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인공지능(AI)에 대한 필요 최소한의 규제가 담긴 AI기본법안이 이번 국회 회기 내 제정돼야 한다."

국가의 인공지능(AI) 혁신 방향을 이끌 거버넌스로 'AI전략최고위협의회'가 출범한 가운데 법·제도 정비를 위한 첫 분과 회의가 16일 열렸다.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AI기본법안 통과 필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날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실에서 AI전략최고위협의회 산하 법·제도 분과 출범식이 열렸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의 개회사에 이어 고환경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의 '법·제도 분과 운영방향 및 향후계획'과 오병철 연세대 교수의 ‘유럽연합(EU) AI법 개관 및 시사점’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법제도 분과는 학계, 법조계, 산업계 등의 AI 분야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됐다. 분과장은 고 변호사가 맡는다.

고 변호사는 "AI 관련 법제도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포괄하고, 심도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미국, EU 등 글로벌 동향 뿐만 아니라 국내 AI 규범 정립 방향에 대한 연구반을 수시로 운영하고 구체화된 논의 내용을 공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EU AI법의 추진 경과와 주요 내용 구성에 대해 소개했다. 오 교수는 "EU AI법은 금지, 고위험 등 위험수준에 따라 AI를 4단계로 분류하고 강력한 규제를 포함하고 있다"며 "최종안에는 기존 안에 포함되지 않았던 범용AI에 대한 규제도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EU에 소재하지 않아도 규제를 적용받도록 규정하고 있어 우리 AI 기업의 면밀한 사전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강지원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윤혜선 한양대 교수, 이재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각각 금지 AI, 고위험 AI, 범용 AI에 대한 EU AI법안의 규제 대상과 내용, 벌칙 등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 AI 법제 발전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성엽 고려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손도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와 이상용 건국대 교수, 이용탁 SK텔레콤 부사장,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가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우리나라가 EU와 달리 자국 AI 산업 생태계가 존재하고 있어 글로벌에 도전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각국이 가지는 사회·문화적 맥락에서도 차이가 있는 만큼 EU의 AI법과는 다른 별도의 규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과도한 규제는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무엇보다 국회 계류 중인 AI기본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주장했다. AI에 대한 필요최소한의 규제를 담고 있는 법안으로 기업의 수용성과 투자 불확실성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번 회기 내 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 차관은 "우리는 AI가 기존의 산업과 사회의 형식, 내용을 완전히 바꾸는 AI 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며 "AI의 특성 상 이미 서비스가 출시된 이후에는 변경이 어려운 문제가 있어 글로벌 규제에 대한 사전적인 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제도 분과를 통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규범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국내 AI 규범 체계에 대한 정립 방향을 제시하는 등 앞으로 활발한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가 AI G3 강국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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