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韓·美 투트랙 생산 전략 본격화
첨단반도체 생산거점, 평택·용인에 둘 듯
미국 반도체공장 활용 방안도 관심
1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지난 15일 삼성전자에 대한 반도체 보조금을 64억 달러(약 8조7000억원)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가 한국에 이어 미국을 또 다른 반도체 중점 생산기지로 가동한다.
특히 기존 예상보다 보조금 규모가 훨씬 큰 만큼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추가로 공장을 건설하며, 미국이 삼성전자의 중요한 생산 기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텍사스주의 오스틴공장을 운영 중이며 내년 초 테일러공장을 가동한다. 여기에 280억달러(종전 투자금 170억 달러) 이상을 추가 투자해 더 많은 공장을 짓게 되면 엔비디아, 애플 등 미국 주요 빅테크들을 상대로 한 수주전에서 한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을 첨단 반도체의 주력 생산기지로 계속 활용하며 미국 공장들을 또 다른 중심으로 운영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삼성은 미국 내 투자를 최소한으로 진행 중"이라며 "미국에서 모든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삼성전자는 한국에 평택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대규모 공장 건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2012년부터 경기도 평택 소재 392만7912㎡ 부지에 6개의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한 공사에 한창이다. 이곳에는 이미 1~3기를 지었고, 현재 4~5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곳에만 총 200조원의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에서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를 위한 칩설계, 생산, 패키징 등 첨단 반도체의 전 공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360조원을 들여 용인 남사에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첫 공장은 오는 2030년 가동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 정부도 인공지능(AI) 반도체 육성을 위한 '국가 AI위원회'를 신설해 반도체 클러스터와의 시너지를 유도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한국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에 집중할 것이라는 데에 힘이 실린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의 자국우선주의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는 데다 미중 갈등 심화로 지정학적 이슈에 휘말릴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생산은 여전히 한국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앞으로 한국과 미국의 생산 비중을 어떻게 나눌지 주목된다"며 "단 반도체는 국가 핵심 산업인 만큼 첨단 반도체 기술 대부분은 계속 한국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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