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일단 괜찮다지만…악화땐 '호조세' 수출 타격 불가피

기사등록 2024/04/16 05:30:00 최종수정 2024/04/16 05:52:52

산업부, 긴급 상황 점검회의…"영향 제한적"

석유·가스 등 가격 상승 때는 수출에 걸림돌

"호르무즈 해협 봉쇄시 배럴당 130弗" 예측

산업부, 종합상황실 설치…각 분야 상시 점검

[예루살렘=신화/뉴시스]100여대가 넘는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요격한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 14일 새벽 예루살렘 상공에서 불꽃이 목격되고 있다. 2024.04.14.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7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며 호조세인 수출 상황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다시금 불안정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당장 수출 전선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판단이지만 사태가 악화하면 석유, 가스 등 에너지 원료에 대한 수급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수출 현황을 점검한 결과 반도체·승용차·석유제품 수출 호조세와 미국·중국·유럽연합(EU)으로 수출이 늘어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했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1637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7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는데 4월 초에도 호조세가 이어졌다.

다만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하고 중동 정세가 악화되면 우리나라 수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직접적으로는 이란과 이스라엘에 대한 우리나라 수출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돼 수출용 선박의 통행이 막히면 수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석유, 가스 등 에너지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석유, 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올라갈 경우 우리나라 생산비가 올라 수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국제 경기 둔화로 인해 해외 수요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열린 '석유·가스 수급 상황 긴급 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4.04.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산업부는 사태 발생 직후인 지난 14일 유관기관과 긴급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이번 중동 리스크가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당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가스 수급 불안이나 가격 변동이 관측되지 않고 있고 원유, 가스 외에 중동 의존도가 높은 공급망 품목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우리 물품의 선적·인도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고 대중동 수출 비중이 지난해 기준 전체의 3%에 불과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스라엘의 경우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대치 상황으로 인해 이미 불안도가 시장에 반영돼 있다"며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2억 달러 정도 될텐데 전체 수출 규모를 생각하면 굉장히 작은 숫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주시하고 있는 부분은 원유, 가스 등 에너지 가격 부분"이라고 전했다. 중동 내 갈등이 악화되며 위기감이 고조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최대 13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4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0.7% 오른 90.45달러를 기록했다. 만일 전면전 등으로 확전되고 이에 따라 세계 석유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희망봉을 우회해야 해 각국은 원유 수급에 차질을 빚게 돼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지난 13일 이란은 이스라엘을 상대로 드론(무인기)과 미사일을 동원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지난 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자국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 이스라엘은 자체 방공망과 미국 등 의 도움으로 이란의 공습 대부분을 격추시켰다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크게 번지지는 않겠지만 이란과 이스라엘 양국이 출구전략으로 경미한 수준의 추가 행동에 나설 수 있는 만큼,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진교 대외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 충돌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경우처럼 전면전으로 번지거나 장기화될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 면은 세워야 하지 않겠느냐"며 "향후 일시적인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일시적으로 유가가 오르면 생산비가 오르고 국제 경기가 안 좋아지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때문에 산업부도 계속해서 해외 상황을 면밀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최남호 2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종합상황실을 설치해 석유·가스, 무역, 공급망 등 각 분야를 상시 점검할 예정이다.

이후 전개되는 시나리오에 따라 수출 바우처 물류비 추가 확대, 중소기업 전용 선복 추가지원, 피해발생기업에 대한 무역금융 특별 지원 등 대책을 준비 중이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4.04.01. yulnet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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