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석' 초라한 총선 성적, 심상정 정계은퇴 선언
김준우 "다시 외롭지 않은 길을 가도록 노력할 것"
장혜영 "대한민국에 녹색정의당 같은 정당 필요해"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녹색정의당은 12일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묘역을 찾아 "대한민국의 녹색정의당을 처음부터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준우 상임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있는 노 전 의원의 묘소를 참배한 뒤 "녹색정의당이 준엄함 평가를 받고 부끄럽게 이 자리에 노회찬 대표님께 이야기를 드리려고 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표님의 유지와 생각, 깊은 뜻을 가슴에 새기고 있는데 저희는 아직 노회찬 대표님의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한 것 같다"며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다짐을 이곳에서 안고 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늘 그립지만 그리워만 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저희를 찍어주신 60만 시민분들의 응원과 격려 속에서 다시 외롭지 않은 길을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나순자 부대표는 "국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에 비례 1번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녹색정의당은 다시 노회찬 의원님의 말씀을 어떻게 실행할지 깊게 고민하고 그런 당당한 길을 갈 수 있도록 다시 일어서겠다"고 말했다.
장혜영 의원도 "의정활동을 해온 당의 국회의원으로서 이렇게 안타까운 오늘을 맞이하게 된 것, 다시 지난 4년간 계속 그래왔던 것처럼 죄송하다는 얘기를 드리게 된 것에 대해서 면목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 녹색정의당 같은 정당이 있어야 한다"며 "그 길을 먼저 갔던 노회찬 대표님 같은 선배 정치인이 계시기 때문에 참 많이 부족하지만 저 같은 후배 정치인도 그 길을 따라서 녹색정의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녹색정의당은 22대 총선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해 창당 12년 만에 원외 정당으로 밀려났다. 당내 유일한 지역구 의원이자 중진인 심상정 원내대표는 경기 고양갑에서 5선 도전에 나섰으나 3위에 그치며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자리를 내줬다.
심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랫동안 진보정당의 중심에 서왔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21대 국회의원 남은 임기를 마지막으로 25년간 숙명으로 여기며 받들어온 진보정치의 소임을 내려 놓으려 한다"며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녹색정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장혜영(서울 마포을), 강은미(광주 서구을) 등 현역 의원들을 필두로 전국 254개 지역구 중 17개 지역구에 후보를 냈지만 단 한명의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비례대표 득표율도 2.14%에 그쳤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 정의당이 9.6%의 지지를 받아 6석(지역구 포함)을 얻은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녹색정의당은 당분간 김준우 상임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5월 중 새 지도부를 선출할 계획이다. 정의당과 녹색당의 선거연합체제 인만큼 당의 방향과 당명 변경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전날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전당적 토론과 실천, 차기 지도부 구성 등을 통해 새 진보 정치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