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 진료 볼 의사 없어 중소형 병원 갔다"
[서울=뉴시스]남민주 인턴 기자 = 의료계 파업 탓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아내를 떠나보냈다는 가장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저는 의료파업으로 아내를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을 부산에서 동갑내기 아내와 함께 14살, 10살 딸 둘을 키우고 있는 가장이라고 소개했다. A씨에 따르면 3일 전인 지난 8일 아내로부터 '몸이 너무 안 좋아서 구급차를 불러 집 근처 병원에 입원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아내는 집 근처 대형병원이 있는데 멀리 떨어진 중소형 병원에 입원했다. 전공의 파업으로 대형병원 응급실에 진료를 볼 의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그때까지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며 "제가 업무상 지방으로 자주 나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아내 혼자 두 아이를 키우고 있어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살았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다음날 장인어른으로부터 아내가 상태가 위중해 집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대형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병원에 도착했을 땐 면회가 불가했다. "현재는 안정된 상태고, 내일 아침에 담당 의사가 회진을 할 테니 그때 면담하면 된다"는 말만 간호사로부터 들었다.
그런데 다음날 새벽 3시쯤, 간호사는 A씨를 급하게 찾았다. 아내가 심정지가 와서 급하게 심폐소생술을 진행 중이라고 통보했다.
A씨는 "멀쩡하던 사람이 불과 하루 이틀 만에 심정지가 왔다"며 "결국 3시 55분, 아내는 저와 두 아이 곁을 떠나고 말았다"고 말했다.
병원은 A씨 아내의 사망 원인을 간부전과 신장부전으로 판단했다. A씨에 따르면 중소병원에서는 피검사를 포함한 모든 검사를 했으나 이상이 없다며 단순한 몸살로 입원을 시켰다.
이어 A씨는 "아내가 힘들어하자 신경안정제를 투여했다고 한다. 이미 부전으로 몸에 노폐물이 쌓여가고 있는데, 그걸 그대로 방치하고 수면제를 투여한 셈이다. 결국 아내는 그대로 의식을 잃은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의료파업이 없었다면 대학병원에 자리가 나 정확한 진료를 받고 치료를 받을 수 있었을 거라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의료파업이 없었다면 대형병원에 자리가 있었을 것이고, 투석하든 간이식을 하든 아내를 살릴 수 있었을 거다. 적어도 유언 한마디 못 듣고 허무하게 떠나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해당 게시글은 12일 오후 4시 기준 조회수 15만을 넘어서며 많은 누리꾼의 공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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