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은 민감한 장비들이 다수 있고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 비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기본적인 내진 설계가 잘 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TSMC 역시 직원 안전 및 장비 검사 등을 위해 작동을 멈췄던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대만 동부 지역에서 25년 만에 최대인 규모 7.2 강진이 일어나 건물 여러 채가 무너지고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TSMC의 경우 지진 발생 후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회사 측은 이후 "지진 발생 10시간 만에 공장 설비 70% 이상을 복구했다"며 "일부 시설에서 소수의 장비가 손상됐지만 주요 장비에는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반도체 공장은 진동에 민감하게 설계돼 있어 작은 진동에도 수율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진 관련 규정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공장은 진도 6~7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공장 설비가 지진 때문에 가동이 중단된 건 지난 2017년 경북 포항이 마지막이었다. 2017년 11월 경북 포항에서는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경기 기흥, 화성, 평택, 수원, 천안, 충남 온양 등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시 빛을 이용해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노광장비 등 일부 진동에 민감한 설비가 지진을 감지하면서 가동을 멈췄지만 곧바로 정상 가동돼 생산 차질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에 반도체 공장을 둔 SK하이닉스 역시 일부 민감한 장비가 지진을 감지하고 작동을 멈췄지만 곧바로 가동을 재개해 생산에 큰 지장이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장비별 무게가 달라 라인별로 내진 설계 기준은 다르지만 반도체 공장은 기본적으로 건물 내진 설계가 잘 되어 있다"며 "반도체 공장은 나노급의 미세한 공정을 사용하는 만큼 일부 민감한 장비가 자동 정지될 순 있지만 대부분 곧바로 복구해서 전반적인 생산 라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지진 여파로 중국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것과 관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 충칭 후공정 공장,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을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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