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재단, 체온으로 숨기는 정보패턴 제작기술 개발

기사등록 2024/04/01 16:50:24

서울대 고승환 교수팀, 체온 반응 정보 보이거나 없앨 수 있어

원격으로 정보 패턴 암호화 가능…국제학술지 게재

[대전=뉴시스] 피부에 부착해 사라지는 정보패턴 이미지.(사진=서울대 기계공학부 고승환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체온으로 개인정보를 숨기거나 나타낼 수 있는 차세대 웨어러블 ID 카드가 국내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학교 고승환 교수팀이 체온에 반응해 정보를 사라지거나 나타나게 하는 정보패턴 제작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최근 전자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정보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정보 도용 및 침해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이로 개인정보를 필요에 따라 암호화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지만 기존의 정보 암호화 기술은 자외선이나 고온의 열과 같은 에너지원이 필요해 실생활 활용에 한계가 있다.

이번에 고 교수는 물질이 온도, 압력 등 일정한 외적조건에 따라 한 상에서 다른 상으로 바뀌는 현상인 '상전이'를 통하면 투명해지는 액정탄성체를 활용, 탄성체의 위상을 국소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레이저로 부분적 위상을 제어해 투명도를 조절, QR코드와 같은 정보패턴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으며 상전이 온도를 사람 체온 수준으로 낮춰 탄성체가 피부 체온에 닿으면 투명해지는 현상으로 정보 패턴이 사라지게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액정탄성체는 일반적인 고분자 물질들과는 달리 상전이 이상의 온도에서 투명해지는 성질을 보인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상전이 온도가 60~70도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자유롭게 활용하기에는 제약이 있었다.

이어 연구팀은 정보 패턴이 부분적으로 빛에 반응해 구동하도록 설계해 피부에 부착하지 않고도 원격으로 정보 패턴을 암호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정보 패턴을 제작하고 암호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작된 정보 패턴을 완전히 지우고 다시 새로운 정보 패턴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해 재사용도 가능케 했다. 이는 한 명의 소유자에게 제한된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이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저명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지난달 26일 게재됐다.(논문명:Phase patterning of liquid crystal elastomers by laser-induced dynamic crosslinking)

고승환 교수는 "정보 패턴 제작 및 체온을 통한 암호화를 통해 차세대 웨어러블 ID 카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체온을 통해 구동할 수 있는 소프트로봇 개발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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