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딸 새마을금고 불법 작업대출 의혹 일파만파
중앙회가 금고 조사 중이지만 '제 식구 감싸기' 우려도
"조사 충분치 않으면 전국 1200여개 금고 전수조사"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양 후보가 지난 2020년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31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면서 당시 대학생이었던 딸 명의로 새마을금고에서 사업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잠원동 주택 대출금을 갚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사업자 용도로 받은 대출금을 사실상 아파트 자금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편법 대출'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고, 한 발 더 나아가 이 수법이 그간 금융 당국이 대대적으로 단속해온 불법 작업 대출과 흡사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작업대출이란 사업 목적으로 사용할 의도 없이 사업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주택 구입에 쓰는 행태로, 지난 2022년 초 금감원은 저축은행들의 불법 작업대출을 대거 적발한 바 있다.
현재 쟁점은 당시 대학생이던 양 후보의 딸이 정말 사업을 했는지, 그리고 대출 과정에서 그에 대한 적절한 검증이 있었는지 여부다. 대출 이후 새마을금고가 대출금의 사용 여부 등을 확인했는지 여부도 쟁점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1일 문제의 대출을 내준 금고에 대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위법 사항이 발견된다면 대출금을 회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앙회가 금고를 조사해봐야 결국 '제 식구 감싸기'식 아니겠느냐며 신뢰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제대로 된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전국 1200여개의 새마을금고 전수조사 착수를 검토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앙회가 조사에 착수했지만, 국민이 납득할 수준으로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금융감독원 등의 협조를 받아 행안부 차원에서 조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 역시 "양 후보의 사례가 금고 개별 사례인지 아니면 다른 금고에서도 유사한 방식의 대출이 있었는지 전수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이후 11월 새마을금고 혁신안을 발표하는 등 대대적인 경영 쇄신에 들어간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해 일각에서는 '또 새마을금고냐'는 반응이 나오는 등 금고에 대한 불신감이 더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안을 발표한 것은 같은 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뱅크런 위기 때문이었다"며 "양 후보의 이번 사태는 3년 전에 벌어진 것이고 종류도 다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는 8일에는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이 함께 새마을금고 4곳에 대한 현장 검사에 나선다. 금융당국이 새마을금고에 대한 현장 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새마을금고 건전성 감독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 후보는 11억원의 사업자 대출과 관련해 "당시 새마을금고 측이 방법을 먼저 제안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출을 해준 대구 수성 새마을금고는 사실무근이라며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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