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반도체사업 성과…"삼성, 엑시노스 부활 더 절실"

기사등록 2024/03/29 13:40:48 최종수정 2024/03/29 15:19:29

옴디아 기준, 지난해 애플 반도체 매출 세계 8위

반도체 내재화 전략…모바일 AP 매출 업계 1위로

삼성도 '절치부심'…R&D 투자 늘리고 공세 나서

[서울=뉴시스]애플이 현존 최고 미세 공정인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기반 반도체 칩을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 본격적인 '3나노 시대'를 열었다. 3나노 공정으로 만든 반도체가 소비자용 제품에 적용되는 사실상 첫 사례다. 앞으로 3나노는 전 세계 스마트폰 업체들이 신제품을 경쟁하는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애플이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세계 반도체 10대 기업에 올랐다.

애플은 오랜 기간 제품에 필요한 반도체를 주로 인텔 설계에 의존했지만 지금은 해마다 직접 설계한 독자 칩을 내놓고 있다. 애플의 이 같은 반도체 내재화 전략은 주효해 원활한 반도체 수급으로 지난해 스마트폰 연간 판매량 선두에 올랐다. 애플은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 부품 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 반도체 사업 매출은 186억3500만달러로, 전 세계 반도체 기업 중 8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매출 172억7900만달러 대비 7.8% 늘어난 것으로 종전 11위에서 3계단 앞선 것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메모리 업황 침체로 전년 대비 33.8% 감소한 443억7400만달러(60조원)에, 순위는 3위에 그쳤다.


◆애플 반도체 시장 선전은 '내재화 전략' 덕분
애플이 지난해 반도체 시장에서 선전한 이유는 반도체 내재화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2012년부터 스마트폰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적화된 맞춤형 부품을 직접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 아이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AP 'A 시리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아이폰15 프로에 적용된 'A17' 등 A시리즈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액 기준 39%에 달한다. 이는 전분기(31%) 대비 7%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에 애플은 퀄컴(40→34%)를 제치고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매출이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자체 칩 설계를 통해 얻은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제품에 탑재되던 고성능 AP를 저가형 아이폰에도 넣는 등 시장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이는 새로운 AP 개발에 필요한 비용을 줄여 다시 원가 절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모델에 아이폰이 1위부터 7위까지 석권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애플은 모바일 AP에 이어 지난 2020년부터는 노트북용 CPU(중앙처리장치) 'M 시리즈'도 자체 개발하고 있고, 아이폰에 들어갈 통신 칩 개발도 서두르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역대급 R&D…엑시노스 부활 '담금질'
삼성전자도 자체 모바일 AP '엑시노스'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조사에서 삼성전자 AP 매출 점유율은 5%로, 전 분기 대비 2%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올해에는 갤럭시S24 제품 일부에 '엑시노스 2400'을 다시 탑재했고, 지난 엑시노스 2200 대비 성능 및 발열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삼성전자는 이어 내년에도 비중을 늘리며 엑시노스 생태계를 더 확장할 예정이다. 최근 IT 팁스터(정보 유출자) '판다플래시X'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통해 엑시노스 2500의 성능이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 모두 스냅드래곤8 3세대 성능을 능가한다고 주장했다.

엑시노스 2500은 엑시노스 2400과 같은 10코어 CPU를 기반으로,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양산을 시작하는 최신 2세대 3나노미터(㎚) 공정으로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최신 공정은 지난 2022년 양산을 시작한 1세대 공정과 비교해 성능과 전력 효율이 각각 22%, 34%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반도체 내재화 전략에 성공한 것은 막대한 R&D 투자에 나선 결과라고 본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역대급 실적 한파에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10.9%까지 높였다.

미국의 특허정보 전문업체 IFI클레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2년부터 전 세계 기업 중 미국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취득한 기업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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