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조사 요청했지만 아직도 안 잡혀"
이 대사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 출입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공수처에 빨리 조사해 줄 것을 계속 요구해 왔다. 그러나 공수처는 아직도 수사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가 끝나도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오늘 외교부 장관께 주호주 대사직을 면해주시기 바란다는 사의를 표명하고 꼭 수리될 수 있도록 해주실 것을 요청드렸다"고 했다.
이 대사는 논란 끝에 대사 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지만, 공수처 수사가 부당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논란은 외교부가 지난 4일 국방부 장관 출신인 이 대사를 공관장으로 발탁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사는 국방부 장관 재직 시절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지난해 9월)된 상태였다.
이 대사가 출국금지 상태라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공수처는 지난 7일 이 대사를 불러 약 4시간 동안 조사했다. 이후 법무부는 출국금지 심의위원회를 거쳐 이 대사의 출국금지를 해제(지난 8일)했다. 이 대사는 지난 10일 호주로 출국했다.
총선 국면과 맞물려 주요 피고발인인 이 대사를 외국으로 부임하게 했다는 수사 방해 비판이 일었다. 이 대사는 방산협력 관련 주요국 공관장 해외 참석을 명목으로 지난 21일 귀국했다. 출국 후 약 11일 만에 본국으로 귀국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사를 면직한 뒤 다시 출국금지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수처는 지난 22일 입장문을 통해 "사건관계인(이 대사)에 대한 소환 조사는 당분간 어렵다"며 "디지털포렌식 및 자료 분석 작업이 종료되지 않았고 참고인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사실상 이 대사가 공관장 회의 및 이후 일정을 통해 국내에 체류하는 기간에는 조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등 8명에게 혐의점이 있다며 경찰에 이첩하겠다고 보고했지만, 국방부 장관이던 이 대사가 결재 다음 날 이첩 보류를 명령했다는 것이 골자다.
박 전 단장은 VIP 격노설을 전해 들었다며 임 전 사단장 등을 이첩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첩을 강행했지만, 국방부는 경찰에 보내진 수사 기록을 회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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