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동결 자산 우크라 지원 검토 공식 확인…은행권은 '우려'

기사등록 2024/03/22 15:08:22 최종수정 2024/03/22 15:51:29

EU 정상회의 의장 "횡재이익 우크라 지원 검토"

정상회의도 "구체적 시행 검토…관련 작업 요청"

서방 은행권 소식통 "조치 막기 위한 로비 시작"

[브뤼셀=AP/뉴시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21일(현지시각)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3.22.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유럽연합(EU)에 모인 27개 회원국 정상이 러시아 동결 자산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1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러시아 동결 자산의 횡재이익을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포함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진행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렸다.

EU 정상은 이날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모여 러시아를 규탄하고 우크라이나에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성명에 합의했다.

회원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EU 정상회의는 군사 지원 자금 지원 가능성을 포함해 러시아의 동결 자산에서 발생하는 특별 수입을 우크라이나 이익을 위해 사용하기 위한 다음 구체적인 단계와 관련한 진행 상황을 검토했다"면서 "각료이사회에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EU) 집행위원회의 최근 제안과 관련한 작업을 진행하도록 요청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EU 정상회의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내에서 우크라이나의 독립, 주권, 영토 보전을 더욱 확고히 지지하고 있다. 러시아가 승리해서는 안 된다"며 "상황의 긴급성을 고려할 때 EU는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필요한 모든 정치적, 재정적, 경제적, 인도적, 군사적, 외교적 지원을 필요한 기간에 필요한 만큼 강력하게 계속 제공할 것을 결의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서방 은행은 이 같은 제안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송금한 자금에 책임을 물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서방 은행 체계가 보유한 국제적 신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브뤼셀=AP/뉴시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21일(현지시각)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3.22.

일부 외신은 업계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서방 은행은 이 같은 조치가 시행되지 않도록 막기 위한 로비활동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 같은 EU의 움직임을 '도적질'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정상회의 시작 전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전날 동결된 러시아 자산수익 90%를 유럽평화기금(EPF)을 통해 우크라이나 지원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볼레 대표는 "이 제안은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늘리기 위해 동결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 90%를 유럽평화기금(EPF)에 할당하는 것이다. 50억 유로(약 7조2468억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50억 유로에 더해 우크라이나를 향한 지원을 늘리는 것"이라며 "나머지 10%는 재건 수요를 해결하고 우크라이나 방위산업 역량을 지원하고 증가시키기 위해 EU 예산에 할당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 동결 자산 2600억 유로(약 376조8310억원)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연간 30억 유로(약 4조348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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