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텔에 26조원 지원…바이든 "반도체 생태계 재편할 것"(종합2보)

기사등록 2024/03/21 10:25:54 최종수정 2024/03/21 10:33:30

11.3조원 보조금…14.6조원 대출 자격 부여도

바이든 "반도체 제조 40년 만에 미국에서 재기"

인텔, 미 전역에서 5년간 1000억달러 투자 예정

[챈들러=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 챈들러의 인텔 공장에서 인텔에 대한 총 195억달러 규모 지원 관련 연설하고 있다. 2024.03.21.

[서울=뉴시스] 이혜원 유세진 기자 =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인텔에 약 26조원 규모 파격 지원을 하기로 했다.

20일(현지시각) 미국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이날 인텔에 연방보조금 85억달러(11조 3000여억원), 대출 최대 110억달러(약 14조 6200억원) 등 총 195억달러(약 25조 9200억원) 지원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인텔 공장이 위치한 애리조나 피닉스 지역을 방문해 이번 지원으로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를 재편하고 일자리 1만개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첨단 반도체 제조가 40년 만에 미국에서 재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반도체 산업을 변화시키고,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급여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고향을 떠날 필요가 없다. 다른 주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는 모두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일환으로, 민간 부문 6750억달러 투자를 유치해 제조업 붐, 청정에너지 붐, 일자리 붐에 불을 붙였다"고 자평했다.

또 인텔이 이번 지원을 토대로 애리조나, 오리건, 오하이오, 뉴멕시코 등 전국적으로 1000억달러 이상 투자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국이 2030년까지 전 세계 첨단 칩 20%가량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리조나는 올해 실시되는 미국 대선에서 경합주로 꼽히는 지역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애리조나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번 발표는 2022년 통과된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른 지원 중 최대 규모이다. 반도체법은 지난 수십년간 주로 해외에 의존해 온 반도체를 미국에서 다시 제조하기 위해 527억달러(약 70조 500억원)의 연방 지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대만 등 주로 아시아 국가들에 의존해 온 반도체 생산을 다시 미국 내에서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경제 정책에 주력해 왔다.

[챈들러=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일(현지시각)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와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인텔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4.03.21.

인텔은 미 반도체(칩) 제조의 지역 클러스터가 될 '뉴 올버니 프로젝트'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1000억달러(132조8900억원)의 자금을 향후 5년에 걸쳐 지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제조업 일자리 1만개와 건설 일자리 2만개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정부의 인텔 지원은 미국, 반도체 산업, 인텔에 결정적 순간"이라며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인근을 세계 최대의 인공지능(AI) 칩 제조 현장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저비용 대출이 투자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인텔은 미 정부의 지원 외에도 세금 감면을 통해 250억달러(33조2300억원) 자금을 추가로 확보, 1000억달러 지출 계획에 힘을 보탠다는 방침이다.

[챈들러=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 챈들러의 인텔 공장에서 인텔에 대한 총 195억달러 규모 지원 관련 연설하고 있다. 2024.03.21.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현재 미국은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는 있지만, 미국 내에서 제조하지는 않는다"며 "이번 투자는 미국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이뤄진 사상 최대 규모 투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가장 정교한 칩을 모두 아시아의 극소수 공장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면서, 경제 안보와 국가 안보 문제이다. 우리는 이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법에 따라 삼성에도 보조금 60억달러(7조 9700여억원) 이상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대만 TSMC는 50억달러(약 6조500억원)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미 정부의 지원 계획 발표 이후 인텔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4%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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