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후보 한명 빼고 모두 강경파
차기회장 중심 투쟁력 견인 전망
전공의·교수 등과 연대 움직임도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지난 20일부터 회원들을 대상으로 회장 선출을 위한 전자 투표를 진행 중이다. 과반의 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된다. 만약 과반수 득표자가 없는 경우 다득표자 2명을 두고 25~26일 결선 투표가 진행돼 26일 당선인이 확정된다.
제42대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기호 순으로 박명하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전 의협 회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의협 비대위원), 박인숙 전 국회의원(의협 비대위 대외협력위원장), 정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부산·경남 대표 등이다.
박 회장과 주 위원장, 임 회장, 박 전 의원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강경파'로 분류된다. 임 회장은 의료계 집단행동을 방조·교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당선인 신분으로 전국 의사 총파업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과 박 회장은 전공의 집단사직 공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박 위원장도 "굳이 따지자면 강경파로 분류할 수 있다"며 대정부 투쟁 의지를 밝혔다.
네 명의 후보 모두 '의대증원' 대정부 투쟁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대응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의대증원을 찬성하며 노선을 달리하고 있는 것은 정 대표가 유일하다.
의협은 차기 회장이 선출되면 기존 비대위 체제에서 차기 회장 중심으로 체제를 빠르게 전환해 투쟁 동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의대생, 전공의, 교수와 결집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해 의료계 대표성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협 관계자는 "정부는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의협과 28회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으면서도 대표성이 없어 협상 파트너가 될 수 없다고 하지만 의협은 의료법에 기반한 법정단체"라고 말했다.
이어 "집행부 역대 상임이사 임원은 대학병원, 중소병원, 의원에 근무하는 의사와 전공의, 공보의 등으로 고루 구성됐다"면서 "41대 집행부 초기 상임이사진 현황을 봐도 대학병원 13명, 중소병원 3명, 의원 12명, 전공의 1명, 공보의 1명 등이었다"고 했다.
의협 차원의 야간·주말 진료 축소나 집단휴진 형태의 총파업 같은 집단행동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차기 의협 회장은 빠르면 22일 늦으면 26일 결정된다. 이미 개원가에서는 자발적으로 야간·주말진료를 점차 축소해 나가 주 5일, 40시간만 근무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의협은 전날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에 의대별 정원 배정과 관련해 대응방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의협은 지난 20일부터 차기 회장 선거에 들어간 상황이여서 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의견만 전달했다.
전공의들은 병원을 떠나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대전협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18일 기준 98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9929명 중 현재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는 308명(3.1%)에 그친다.
앞서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등에 반발하는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는 오는 25일부터 대학별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뜻을 모았다.
의대증원 방침에 반발해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 가운데 2400명 이상은 오는 8월 내 현역병 입대를 준비하고 있다. 의대생들은 의대(6년)를 졸업한 후 전공의 과정을 밟고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를 지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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